파키스탄 지진 이재민들 방한시설 부족으로 잇달아 숨져

  • 입력 2005년 11월 30일 03시 0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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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키스탄의 지진 피해지역에 겨울이 닥치면서 당초 우려했던 대로 추위로 인한 첫 희생자가 발생해 또 다른 재앙을 예고하고 있다.

AP는 3개월 된 와쿠르 무크타르가 28일 폐렴으로 사망했으며, 말기 암을 앓고 있던 중년 남성이 저체온증으로 병원에 실려 갔으나 숨졌다고 보도했다.

이날 바그 지역에 차려진 북대서양조약기구(NATO)의 야전병원 밖에는 겨울비 속에 수십 명의 기침·감기 환자가 줄 지어 서 있었다. 또 100명 이상의 이재민이 저체온증과 호흡기 질환으로 병원을 찾았다.

감기에 걸린 삼남매를 데리고 온 파르빈 에자즈(26) 씨는 “끔찍하게 추운 데다 비라도 내리면 흠씬 젖고 만다”고 말했다.

파키스탄군에 따르면 최소 30만 명이 히말라야 산간 오지에 머물고 있으며, 이들 대부분이 천막조차 없이 거리에서 떨고 있다.

군인과 구호요원들은 서둘러 임시보호소를 세우고 있지만 악천후로 작업이 더디게 진행되는 데다 물자를 수송할 도로가 폐쇄되고 헬리콥터도 발이 묶였다. 게다가 구호작업은 자금난까지 겹쳐 ‘이중고’를 겪고 있다. 유엔은 이재민 구호에 5억5000만 달러(약 5700억 원)가 필요하다고 호소했지만 이제껏 39%에 불과한 2억1600만 달러를 긴급구호자금 명목으로 모았을 뿐이다.

조이영 기자 lych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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