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5년 10월…우리경제 빛과 그림자]수출공장 돌아가는데

  • 입력 2005년 11월 30일 03시 0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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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산업생산이 9개월 만에 가장 많이 늘었지만 반도체와 디스플레이 등을 빼면 제자리걸음을 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 소비 회복이 여전히 부진하고 설비투자도 미흡했으며 건설수주는 30% 이상 급감했다.

통계청이 29일 내놓은 ‘10월 산업활동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산업생산은 작년 같은 달보다 8% 늘어 올해 1월(14.3%) 이후 9개월 만에 가장 높은 증가율을 보였다.

항목별로는 반도체가 36.7%, 영상 음향 통신이 12% 늘어 증가세를 주도했다. 하지만 이들을 뺀 산업생산은 0.3% 늘어나는 데 그쳐 작년과 별 차이가 없었다.

내수 현황을 보여 주는 소비재 판매는 신차를 내놓은 자동차 업계의 호조로 3.4% 증가했지만 비교 시점인 작년 10월 소비자 판매 증가율(―1.3%)이 마이너스였던 점을 감안하면 회복세가 미미했다.

설비투자도 1.7% 늘었지만 작년 같은 달(―0.5%) 실적이 부진한 데 따른 기술적 반등으로 풀이됐다.

국내 건설수주는 토목(―66.6%)과 일반 건축(―15.8%)이 모두 줄어 34.8% 감소했다.

지난해 10월(33.1% 증가) 건설수주 실적이 좋았던 때문이기도 하지만 정부가 상반기에 재정을 조기 집행해 하반기에 신규 물량이 줄어든 데다 ‘8·31 부동산종합대책’으로 건설경기가 위축된 때문으로 해석됐다.

고기정 기자 koh@donga.com

▼신불자 아직 314만명▼

금융채무 불이행자(옛 신용불량자)가 꾸준히 줄고 있지만 아직까지는 정상 수준보다 46만 명가량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29일 재정경제부에 따르면 10월 말 현재 금융채무 불이행자는 314만9000명으로 지난해 말보다 46만6000명 줄었다. 감소 유형별로는 금융채무 불이행자로 분류되는 연체액 기준이 4월부터 30만 원 이상에서 50만 원 이상으로 바뀌어 8만 명이 줄었고, 나머지는 금융회사와 정부의 신용회복 지원 프로그램 및 개인파산 신청 등에 따른 것이다.

이에 따라 10월 말 현재 15∼64세인 생산가능인구(3843만 명) 가운데 금융채무 불이행자가 차지하는 비중도 8.1%(314만9000명)로 작년 말보다 1.5%포인트 감소했다. 그러나 이 비율은 정부가 정상적인 수준으로 보고 있는 7%(269만 명)보다 여전히 높아 45만9000명이 더 줄어야 할 것으로 집계됐다.

생산가능인구 대비 금융채무 불이행자 비중은 2002년 말 7.1%에서 2003년 말 9.9%로 늘었다가 작년 말 9.6%로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재경부는 이 추세라면 내년 말경 금융채무 불이행자 비율이 정상 수준에 이를 것으로 관측하고 있다.

고기정 기자 koh@donga.com

▼외국자본도 대거 탈출▼

지난달 외국인 주식 투자자금이 대거 빠져나간 영향으로 자본수지(주식 채권 등 투자에 따른 국가 간 자금 흐름을 보여주는 지표)가 대규모 순유출을 기록했다.

한국은행이 29일 발표한 ‘10월 국제수지 동향’에 따르면 자본수지는 지난달 22억7920만 달러 순유출을 기록했다.

이는 지난해 6월(33억 달러 순유출) 이후 16개월 만에 가장 큰 규모다.

자본이 해외로 대거 빠져나간 것은 외국인의 주식 매도와 기관투자가의 해외채권 투자 증가가 주요 원인이다.

지난달 외국인들은 국내 증시에서 16조800억 원어치의 주식을 팔고 13조4311억 원어치를 샀다. 순매도액 2조6489억 원(약 25억3200만 달러) 가운데 23억3830만 달러는 해외로 유출됐다.

연기금과 금융회사 등 국내 기관들도 해외채권 매입에 열을 올려 12억3920억 달러를 순수하게 해외로 내보냈다.

일각에서는 자본 유출의 시작이 아니냐는 우려가 나오지만 아직 그런 단계는 아니라는 게 중론이다.

실제로 이달 들어 외국인들은 약 1400억 원어치를 순매수했다.

한편 10월 경상수지는 수출 호조와 서비스수지 적자폭 축소에 힘입어 29억9000만 달러 흑자를 기록했다. 올해 들어 10월까지 경상수지 흑자 누계는 142억2000만 달러가 됐다.

정경준 기자 news91@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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