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토 클로즈업]기아차 로체

  • 입력 2005년 11월 29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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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아자동차가 ‘옵티마’의 후속으로 내놓은 중형 세단 ‘로체’(사진)는 다분히 현대자동차의 ‘쏘나타’를 의식한 듯한 느낌이 든다.

국내외 중형차 시장을 두고 치열한 경쟁을 펼쳐야 하는 ‘라이벌’이면서, 한편으로는 엔진과 트랜스미션 부분을 공유하는 ‘형제 차’로서 어쩌면 이런 고려는 당연한 것일지도 모른다.

그래서인지 로체의 외관은 쏘나타와는 확연히 차이가 난다. 쏘나타가 세련된 이미지를 강조했다면 크고 둥근 헤드램프를 갖춘 로체의 첫 인상은 단정하고 부드러운 느낌이다.

마치 서로 다른 소비자 층을 타깃으로 한다는 점을 부각시키려는 의도처럼 보인다. 하지만 이런 차별화는 한편으로 “자신이 있다”는 후발주자의 속내를 드러내는 것일 수도 있다.

실제로 많은 부분에서 로체는 쏘나타와 비교되면서 또 나름대로의 경쟁력을 갖추고 있는 차다.

타 회사의 동급 모델에 비해 가격이 저렴하고 선택의 폭이 넓다는 것이 첫 번째 장점. 타사 중형차에는 없는 배기량 1800cc 모델이 추가됐고, 2000cc모델의 가격(1583만∼2277만 원)도 쏘나타(1689만∼2355만5000원)나 르노삼성자동차의 SM5(1688만∼2250만 원)에 비해 비슷하거나 싸다.

물론 가격만이 미덕은 아니다. ‘새로 나온’ 차답게 성능이나 실내 디자인도 대체로 만족스럽다.

차체의 크기를 작게 만들어 차체 중량을 줄인 덕에 경쟁 차종에 비해 연비가 높다. 아주 빠른 가속은 아니지만 시속 100km 정도까지는 부드럽게 속력이 올라간다. 빠른 속도의 급한 회전에서도 꾸준히 안정감을 유지하는 점이 돋보인다.

차체의 길이는 짧지만 앞바퀴와 뒷바퀴의 거리가 이전 모델(옵티마)에 비해 늘어나 실내 공간은 넉넉한 편이다.

실내 장식에서는 계기판 배경에 푸른 빛깔의 발광다이오드(LED)를 적용하고 이전 중형차에는 없던 막대 형태의 연료계와 온도계를 채택한 것이 눈에 띈다.

푸른색 배경은 계기 바늘의 붉은색과 대비돼 보기가 편하고 역동적이다. 그러나 막대 형태의 온도계와 연료계는 계기판을 단순하고 시원하게 보이도록 만드는 장점은 있지만, 아직은 읽기에 생소하다.

주성원 기자 swo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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