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솟는 위안화 가치 어디까지 갈까

  • 입력 2005년 11월 28일 03시 07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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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이 조만간 자국 통화인 위안화의 환율 변동 폭을 확대할 것이라는 관측으로 달러화에 대한 위안화 가치가 지속적으로 오르고 있다.

27일 한국은행과 현지 업계에 따르면 25일 고시된 달러당 위안화 환율은 8.0805위안으로 7월 21일 전격적으로 단행된 위안화

평가절상 조치 이후 가장 낮은 수준까지 떨어졌다.》

특히 이날 외환시장의 은행 간 거래에서 위안-달러 환율은 한때 7.9997위안까지 떨어진 끝에 8.0815위안으로 마감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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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러당 8위안 대가 무너진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JP모건 메릴린치 등 세계적인 투자은행들은 위안-달러 환율이 내년 4분기(10∼12월)에는 7.00∼7.85위안 수준으로 하락할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위안-달러 환율은 위안화 가치를 달러당 8.2765위안에 고정시켜 놓았던 중국 외환당국이 7월 고정환율제를 포기하는 동시에 평가절상을 단행한 다음 날부터 8.1100위안에서 변동하기 시작했다.

그러나 중국 외환당국은 달러화에 대한 위안화 변동 폭을 하루 상하 0.3%로 제한하고 적절한 시장 개입을 통해 급격한 환율 변동을 막아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위안-달러 환율이 지속적으로 하락(위안화 가치 상승)하는 것은 최근 조지 W 부시 미국 대통령의 중국 방문에 즈음해 미 의회 및 업계의 위안화 추가 절상 또는 변동 폭 확대 압력이 거세지고 있기 때문.

중국의 무역수지 흑자가 7월 환율제도 변경 이후에도 눈덩이처럼 불어나고 있고, 미국의 대(對)중국 무역적자도 더 커지고 있다는 지적이다.

중국의 무역수지 흑자 규모는 7월 100억 달러를 넘어선 데 이어 10월에는 사상 최고치인 120억 달러를 기록했다.

반면 미국의 9월 무역적자는 661억 달러(대중 적자 201억 달러 포함)에 이른다.

이에 따라 미 의회의 미중 경제안보평가위원회는 9일 ‘위안화 추가 절상을 강력히 촉구하기 위해 중국산 수입품에 대한 전면적인 관세 부과를 검토해야 한다’는 보고서를 냈다.

상원에서도 중국을 환율 조작국으로 다시 지명하자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일단 외압에 의한 환율제도 추가 변경을 거부하고 있는 중국 외환당국도 ‘변화’를 예고했다.

저우샤오촨(周小川) 런민(人民)은행 총재는 4일 “낮은 노동비용과 민간기업들의 역할 증대로 중국 경제가 고유가와 위안화의 변동성 확대에 대처할 수 있는 유연성을 갖게 됐다”고 했다.

중국 외환관리국도 시장조성자(마켓메이커)제도 도입 계획을 밝히는 등 ‘분위기 조성’을 위한 정지작업에 나섰다.

LG경제연구원 신민영 연구위원은 “중국이 실제로 제도를 바꾸든, 시장 개입 강도를 낮추든 위안화 가치는 점점 더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며 “이 경우 원화 가치가 덩달아 절상될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정경준 기자 news91@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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