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RS-e메일-문자메시지로… 의원들 후원금 모금 경쟁

  • 입력 2005년 11월 26일 03시 02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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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들어 10월 말까지 가장 많은 기부자로부터 소액 후원금을 걷은 의원은 한나라당 서상기(徐相箕) 의원으로 나타났다.

25일 중앙선거관리위원회의 후원금 명세 자료에 따르면 서 의원은 1만1105명에게서 7377만 원을 받았다. 1인당 6643원꼴이다.

지난해 소액 다수 1위를 기록했던 한나라당 황우여(黃祐呂) 의원은 6519명에게서 모두 9206만 원을 걷었다. 1인당 평균 1만4122원꼴.

2∼10위의 1인당 평균 모금 액수도 지난해 4만∼16만 원 선에서 1만∼7만 원 선으로 대폭 줄었다.

지난해에는 선거라는 특수 때문에 간혹 ‘목돈’이 들어왔고 후원금 모금 상한액도 3억 원이었다. 그러나 올해는 상한액도 1억5000만 원으로 준 데다 경제 사정도 좋지 않다.

또 정치자금법 개정으로 아예 법인의 후원은 원천적으로 불가능한 상황. 이 때문에 10만 원 이하 소액 후원자들을 다수 확보하는 방식이 생존 전략으로 자리를 잡고 있다.

정치권은 특히 10만 원 이하의 후원금은 연말정산 때 세액공제에 따라 낸 액수보다 많은 액수를 돌려받을 수 있다는 점을 앞세워 각양각색의 방법을 동원하고 있다.

A 의원실은 최근 A 의원의 육성이 담긴 송년 메시지를 지역구 당원과 지인, 지지자 3000여 명에게 자동응답전화(ARS)를 통해 보냈다.

중간에 전화를 끊지 않고 끝까지 메시지를 들은 사람은 절반이 채 안 됐다. 끝까지 들은 이들이 비교적 지지도가 높은 그룹이라고 판단한 A 의원실은 이들을 상대로 다시 일일이 전화를 걸었다. 직접 안부 인사를 하면서 “연말까지 현금 10만 원을 후원하면 내년 초 11만 원을 돌려받을 수 있다”고 ‘귀띔’했다.

B 의원은 최근 후원회원 총회를 열었다. 이 자리에서 곧바로 후원금을 걷지는 않았지만 참석자들은 “10만 원씩 내고 11만 원 돌려받자”고 결의한 뒤 헤어졌다. 그리고 B 의원 인터넷 홈페이지와 후원 계좌 등을 통해 ‘10만 원 쏘기’가 이어졌다.

C 의원실은 아예 모 은행 카드 가맹점으로 가입한 뒤 인터넷 쇼핑몰처럼 후원회 사이트에서 후원금을 카드로 결제할 수 있도록 했다. C 의원실은 “신용카드로 후원금을 내면 돌려받는 액수가 더 크다”고 홍보한다. 10만 원을 내면 최대 14만8500원까지 환급받을 수 있다는 것. 다만 신용카드 후원은 이달 말까지 해야 올해 연말정산 때 환급을 받는다.

입소문이 나면서 이달 초까지 25명 정도에 그쳤던 신용카드 결제 시스템 이용 의원이 지금은 이달 들어 2배로 늘었다고 은행 관계자는 전했다.

열린우리당 임종석(任鍾晳) 의원 측은 “해가 갈수록 ‘꾸준한 소액 후원자’들의 가치가 높아지고 있다”며 “매주 의원 동정과 직접 쓴 칼럼 등을 소액 기부자들에게 e메일과 문자 메시지 등으로 보낸다”고 소개했다.

조용우 기자 woogija@donga.com

조인직 기자 cij1999@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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