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내주 1000번째 사형집행 예정…찬반논란 다시 불붙어

  • 입력 2005년 11월 26일 03시 02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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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행합시다(Let's do it).”

1977년 살인범 게리 길모어는 이 말을 마지막으로 미국 현대사에서 처음으로 사형 집행을 당했다. 가벼운 전과가 있긴 했지만 모텔 매니저를 살해한 혐의로 유타 주에서 총살형을 당한 길모어의 삶은 1980년 퓰리처상을 받은 소설가 노먼 메일러의 ‘사형집행인의 노래’의 소재가 되기도 했다.

미국 연방대법원이 1977년 사형제를 정한 주(州) 형법을 처음 승인한 이후 지금까지 미국 전체에서 997명이 사형됐다. 다음 주에 998, 999, 1000번째 사형 집행이 예정돼 있다. 미국은 지난 28년 동안 평균 열흘마다 한 번씩 사형을 집행한 셈이다.

1000번째 사형 집행을 앞두고 다시 찬반 논쟁이 불붙었다. AP통신은 24일 논쟁의 초점이 ‘사형이 정말 범죄를 억제하는 효과가 있는가’에서 최근에는 ‘형벌 체계가 완벽하지 않은데 정부가 무고할지도 모르는 사람을 처형할 권한이 있는가’로 옮겨졌다고 전했다.

사형제의 찬성론자들은 이런 주장들이 실제 살인 피해자를 무시하고 있다고 반박한다. 사형제 지지단체 ‘열쇠를 버려라’의 마이클 파란지노(변호사) 회장은 “미국에서 1999년 이후 10만 명이 살해됐다. 누가 이들을 기억이라도 하는가”라고 물었다.

지난달 갤럽 조사에 따르면 미국민의 64%가 사형제를 지지하고 있다. 그러나 이 비율은 지난 28년 중 가장 낮은 수치다.

미국에서는 50개 주 중 38개 주와 연방에서 사형제를 채택하고 있다. 이 중 텍사스 주가 997건 중 355건을 집행해 압도적으로 많았다.

송평인 기자 piso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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