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APEC 정상회의 뒷얘기

  • 입력 2005년 11월 26일 03시 02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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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일 부산 벡스코에서 열린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 공식 만찬 때 반찬으로 매운 김치가 제공돼 호평을 받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청와대 소식지인 ‘청와대 브리핑’은 25일 이 같은 내용을 비롯한 ‘부산 APEC 정상회의 뒷얘기’를 소개했다. 이에 따르면 당초 외국 정상들의 입맛을 감안해 백김치를 올릴 계획이었으나 도중에 매운 김치로 바뀌었다는 것.

부산시와 APEC준비기획단, 청와대 관계자들이 사전에 시식하며 토론한 결과 “김치의 본맛을 알려야 한다”는 결론을 내려 바꾸게 됐다는 것이다. 청와대 브리핑은 “만찬 참석자 대부분이 매운 김치를 잘 먹었다”며 성공적이었다고 평가했다.

조지 W 부시 미국 대통령의 부인 로라 부시 여사는 오찬장에 반찬으로 나온 김치를 보고 “이게 바로 그 유명한 김치지요”라고 관심을 보였다고 한다.

또 폐막식 때 21개 회원국 정상에게 두루마기를 입힌 것은 노무현 대통령의 아이디어였다고 청와대 브리핑은 소개했다.

노 대통령은 지난해 칠레 APEC 정상회의에서 칠레 민속의상인 ‘판초(Poncho)’를 입고 기념촬영한 뒤 “내년 회의 때 뭘 입으면 좋을까”라고 고민해 왔다는 것.

실무진이 두루마기와 배자(조선시대 남녀 모두가 입었던 조끼 모양의 의복), 도포 등 3개 안을 검토하던 중 노 대통령이 “한복 도포는 소매가 너무 넓어서 입으면 불편할 것이니 두루마기가 어떻겠느냐”고 의견을 냈다.

검토 결과 △전통의 멋을 내기 적합하고 △입고 벗기에 편리하며 △추위를 막기에 좋다는 점에서 두루마기로 결정됐다고 한다.

또 정부는 당초 각국 정상에게 노트북 컴퓨터를 선물하려다 최신형 디지털 카메라로 바꿨다. 정상 가족들이 실제 사용하기엔 노트북보다 ‘디카’가 낫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란다.

정연욱 기자 jyw11@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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