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 PD수첩 ‘난자 의혹’ 방영 후폭풍

  • 입력 2005년 11월 26일 03시 02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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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C 앞 1인 시위25일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동 MBC 본관 앞에서 인터넷 카페 다음의 ‘아이러브 황우석’ 회원인 박승진 씨(22)가 1인 촛불시위를 벌이고 있다. 박 씨는 “MBC PD수첩의 부적절한 방송에 항의하기 위해 이 자리에 나왔다”고 말했다. 김재명 기자
MBC 앞 1인 시위
25일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동 MBC 본관 앞에서 인터넷 카페 다음의 ‘아이러브 황우석’ 회원인 박승진 씨(22)가 1인 촛불시위를 벌이고 있다. 박 씨는 “MBC PD수첩의 부적절한 방송에 항의하기 위해 이 자리에 나왔다”고 말했다. 김재명 기자
황우석 서울대 교수에 관한 내용을 보도했던 MBC ‘PD수첩’(화요일 오후 11시 5분)이 광고 없이 방영될 위기에 처했다.

이 프로그램에 광고를 내보내던 기업들이 시민들의 항의로 잇따라 광고를 다른 시간대로 옮기고 있기 때문이다.

25일 한국방송광고공사와 각 기업에 따르면 이 프로그램에 광고를 내보내던 11개 회사 가운데 우리은행 국민은행 메리츠화재 미래에셋그룹 HSBC 평안섬유 우림건설 신일건설 DHL 등 9개사가 다음 주(29일) 방영분에 광고를 내보내지 않기로 결정했다.

또 캘러웨이는 29일까지만 광고를 하고 다음 달부터 중단하기로 했는데 상황에 따라서는 29일 광고조차 취소할 가능성도 있다.

캘러웨이 측은 “광고는 12월까지 하기로 계약돼 있지만 광고비를 월 단위로 집행하고 있어 11월을 마지막으로 광고를 빼기로 했다”면서 “여론이 안 좋아서 이같이 결정했다”고 말했다.

GS홀딩스는 아직 결정을 못 했지만 광고를 뺄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GS홀딩스 관계자는 “광고 여부를 다음 주 월요일(28일)까지 통보해 주면 돼 신중히 상황을 지켜보고 있지만 다른 시간대로 옮기는 쪽으로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이들 11개사와는 별도로 29일부터 새로 광고를 내보내려고 협상 중이던 현대자동차도 이번 사태로 협상을 중단했다.

각 기업이 광고를 빼기로 결정한 것은 황 교수 사태 이후 MBC와 PD수첩에 대한 항의 여론이 거세게 일면서 광고를 내보내던 기업에도 항의전화가 폭주하고 있기 때문.

메리츠화재 관계자는 “왜 그런 프로그램에 광고를 내보냈느냐는 전화가 많이 와서 다른 시간대로 광고를 옮겨 달라고 요청했다”며 “심지어 보험계약을 해지하겠다는 고객 전화도 있었다”고 말했다.

다른 금융회사 측은 “이미지를 높이기 위해 광고를 하는데 굳이 돈을 들여가며 시청자들에게 잘못 보일 이유가 없지 않느냐”고 설명했다.

우림건설 관계자는 “12월부터 PD수첩 광고를 그만두려고 했는데 황 교수 건으로 분위기가 좋지 않아 29일 방영분부터 빼기로 했다”고 밝혔다.

광고 계약은 보통 1개월이나 3개월 단위로 이뤄진다. 이번 달로 계약이 끝나는 광고주 기업들 가운데 재계약을 하지 않는 경우가 잇따를 것으로 보여 PD수첩은 다음 달에도 광고 없이 방영될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도 나온다.

방송광고공사 관계자는 “특정 프로그램 방영 내용을 문제 삼아 방송 중이던 광고를 빼달라고 하는 것은 처음”이라고 말했다.

MBC 관계자는 “손쓸 틈 없이 일이 벌어졌다”며 “이성적인 방향으로 사태가 해결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홍석민 기자 smhong@donga.com

서정보 기자 suhcho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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