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구선수 출신 외국인 CEO 2명의 ‘축구 경영론’

  • 입력 2005년 11월 26일 03시 02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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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년 독일 월드컵 본선 진출 32개국이 최근 확정됐다. 축구를 사랑하는 외국인 최고경영자(CEO)들도 월드컵을 손꼽아 기다리기는 마찬가지.

론 반 오이엔(44) ING생명 사장과 마누엘 바우어(51) 알리안츠생명 사장은 둘 다 ‘축구선수 출신’이다. 두 외국인 CEO의 축구에 대한 열정을 들어 봤다.

○ “한국과 네덜란드 응원 갈등”

24일 서울 중구 소공동 웨스틴조선호텔에서 열린 ING생명 기자간담회.

다소 굳은 표정으로 ING생명의 내년 영업전략을 설명하던 오이엔 사장의 얼굴이 환하게 밝아졌다. 축구에 관한 질문이 나왔기 때문.

네덜란드 사람인 오이엔 사장은 축구를 하기 위해 축구팀이 있는 경찰청에서 사회생활을 시작했다. 7년간 선수 생활을 하다가 프로팀에서 뛰기는 부족하다고 생각해 꿈을 접었다.

지금도 ING생명 사내 축구동호회에서 선수로 뛰고 있다.

오이엔 사장은 한국 축구에 대한 애정을 감추지 않았다. 그는 “아드보카트 감독이 선수들에게 존경받는 홍명보 선수를 코치로 영입한 게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국 선수 가운데 오이엔 사장이 가장 좋아하는 선수는 박지성.

그는 “24세밖에 안 됐기 때문에 앞으로 크게 성장할 수 있는 선수”라며 “경기 중에 받은 옐로카드(경고)가 가장 적다는 점도 마음에 든다”고 했다.

“한국과 네덜란드가 싸우게 되면 어디를 응원해야 할지 몰라 걱정입니다.”

○ “축구와 경영 모두 팀플레이가 중요”

독일 알리안츠그룹의 한국 자회사 알리안츠생명의 바우어 사장도 축구선수 출신.

10∼18세 오스트리아 빈의 클럽팀 선수로 100여 경기에 출전했다. 유소년 팀부터 청소년, 상비군 등 여러 팀에서 수비수로 활약했다.

하지만 18세 때 축구와 공부의 갈림길에서 공부를 선택했다.

그는 “당시에는 프로축구 선수의 연봉이 그리 많지 않았고 수비수는 공격수보다 빛을 볼 기회가 적었기 때문에 포기했다”며 웃었다.

동독 출신인 그는 독일 국가대표팀 선수인 미하일 발락을 좋아한다.

그는 “발락은 미드필더로서 수비와 공격에 적극적으로 가담하고 위협적인 슈팅도 날리는 멀티 플레이어의 전형”이라며 “이 점에서 영국의 데이비드 베컴보다 한 수 위”라고 자랑했다.

바우어 사장도 독일 월드컵에 대한 기대가 크다. 알리안츠그룹이 독일 월드컵 개막 경기장 건설에 스폰서로 참여하면서 경기장 이름도 ‘알리안츠 아레나’로 붙여졌다.

그는 독일 월드컵에서 독일은 4강, 한국은 16강에 들 것이라고 전망했다.

“사실 축구와 경영은 많은 면에서 다릅니다. 하지만 팀플레이가 중요하다는 점에서는 같죠. 그 점에서 제가 축구를 한 게 많은 도움이 됩니다.”

김선우 기자 sublime@donga.com

홍석민 기자 smho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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