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민노총 ‘정치파업’ 거부한 기아車노조

  • 입력 2005년 11월 26일 03시 0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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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아자동차 노조가 다음 달 1일로 예정된 민주노총 총파업에 불참하기로 했다. 현대자동차와 GM대우자동차 노조도 총파업에 참여하지 않을 전망이다. 내부 비리 등에 따른 수세국면을 총파업으로 반전시키려던 민주노총의 전략은 큰 차질을 빚게 됐다. 민주노총은 강경투쟁노선을 강화하면 할수록 국민과 조합원으로부터 외면당하게 될 것이다.

자동차노조들의 총파업 불참 결정에는 미국 자동차회사 GM의 파산위기가 영향을 주었다고 한다. 퍼주기식 노사관리로 경영난에 몰린 GM은 최근 3만 명을 감원하고 공장 12곳을 폐쇄하기로 결정했다. 강성노조의 무리한 요구가 일자리 상실로 이어진 것이다.

국내 현장노조들은 이미 근로복지 향상 등 실용주의로 돌아서고 있다. 기아차 노조원들이 파업을 거부한 이유도 임금협상이 잘 마무리된 데다 생산과 판매도 호조를 보이기 때문이다. 또 정치적 목적을 위해 쇠파이프를 휘두르는 식의 노동운동 모델은 조합원의 권익 향상에 도움이 되지 않기 때문이다.

민주노총 강경파들은 현장노조의 자사(自社) 이기주의를 비판하기에 앞서 ‘회사 없이는 노조도 없다’는 사실부터 인정해야 한다. 상습적 ‘정치파업’이야말로 노조 본연의 길에서 벗어난 것이다. 민주노총이 상급단체로 살아남으려면 비정규직과 정규직은 물론이고 노사가 함께 살 수 있는 합리적 대안을 개발해 평화적이고 합법적 방식으로 노동운동을 끌고가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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