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산가족 화상상봉 정례화 추진…鄭통일 “내달 北에 제의”

  • 입력 2005년 11월 25일 03시 05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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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속 형님 만나고 싶었습니다”24일 서울 중구 남산동 대한적십자사에서 열린 남북이산가족 화상 상봉 행사에서 남측의 이영렬 씨(왼쪽)가 북측의 형님 가족 사진을 들고 모니터를 보며 대화를 나누고 있다. 김미옥 기자
“사진 속 형님 만나고 싶었습니다”
24일 서울 중구 남산동 대한적십자사에서 열린 남북이산가족 화상 상봉 행사에서 남측의 이영렬 씨(왼쪽)가 북측의 형님 가족 사진을 들고 모니터를 보며 대화를 나누고 있다. 김미옥 기자
정부는 남북 이산가족 화상 상봉 행사의 정례화를 추진하기로 했다.

정동영(鄭東泳) 통일부 장관은 24일 기자간담회를 갖고 “12월 제주에서 열리는 남북 장관급회담을 통해 북측에 이산가족 화상 상봉을 한 달에 한 차례 등 정례적으로 실시할 것을 제의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남북은 이날 제2차 화상 상봉 행사를 열었다.

25일까지 이어지는 이번 행사에서 남측 40가족 340여 명은 서울 인천 부산 대구 대전 광주, 경기 수원, 강원 춘천, 제주 제주시의 대한적십자사 본사 및 지사에서 화상회의 시스템을 통해 북측 39가족 210여 명을 만나게 된다.

24일 서울 대한적십자사 본사에서 벌어진 화상 상봉에선 남북의 가족들이 체제와 세월의 간극을 따라잡지 못하는 모습을 보였다.

북측의 형 이수열(76) 씨는 남측의 동생 영렬(73) 씨에게 “장군님(김정일·金正日 국방위원장)의 뜻을 받들어 통일을 달성하겠다”며 ‘장군님’과 ‘통일’을 반복해 강조했다. 이에 동생 영렬 씨는 친척 얘기를 꺼내는 등 화제를 돌리려 노력했지만 수열 씨가 쉽게 응하지 않아 분위기가 서먹서먹해졌다.

또 북측 서영숙(72·여) 씨 및 그의 두 아들과 남측 서 씨의 형제자매들 간 만남은 종교 문제 때문에 잠시 어색해졌다. 남측 가족들은 “우리는 어려운 일 있을 때 하나님한테 의지해. 그러면 걱정이 없어”라고 말하자 서 씨의 아들들은 “우리도 신앙의 자유는 있어요. 그래도 우리는 장군님만 믿습니다”라고 답해 한동안 대화가 끊겼다.

공동취재단

이명건 기자 gun43@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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