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경제 배우러 온 이라크 무역관료들

  • 입력 2005년 11월 25일 03시 05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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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라크 무역부 관료 20명은 22일 오후 3시 서울 종로구 경운동 한옥마을에 위치한 ‘유스 패밀리’에서 한국 문화를 체험했다. 이들은 한복을 입어보고 자신의 이름을 한글 붓글씨로 써보는 시간도 가졌다. 동아일보 자료 사진
이라크 무역부 관료 20명은 22일 오후 3시 서울 종로구 경운동 한옥마을에 위치한 ‘유스 패밀리’에서 한국 문화를 체험했다. 이들은 한복을 입어보고 자신의 이름을 한글 붓글씨로 써보는 시간도 가졌다. 동아일보 자료 사진
“Look Korea(한국을 보라).”

조지 W 부시 미국 대통령과 도널드 럼즈펠드 국방장관은 이라크전쟁이 끝난 뒤 기회있을 때마다 ‘코리아’를 이라크의 재건 모델로 언급했다.

이라크 무역부 관료 20명이 한국국제협력단(KOICA) 초청으로 한국을 찾았다. 6·25전쟁으로 폐허가 된 한국이 고도 경제성장을 이룩한 노하우를 배우기 위해서다. 16일부터 28일까지 12박 13일 일정.

5일 동안 한국 경제전문가들에게 이론 교육을 받은 이들은 22일 서울 동대문구 청량리 한국개발연구원(KDI) 국제정책대학원 세미나룸에 모였다. 그동안 배운 내용을 토대로 ‘이라크 경제현실과 미래 발전전략’을 토론하는 자리였다. 사회는 KDI 김지홍(金址鴻·46) 교수.

주제발표를 나선 마이탐 하센(42) 해외경제부 국장은 30년이 넘는 전쟁으로 폐허가 된 이라크의 경제현실을 소개했다.

“1980년 이란과의 전쟁, 1991년 걸프전, 2003년 이라크전쟁으로 1인당 국내총생산이 1980년 3600달러에서 2003년 700달러로 추락했으며 실업률은 최근 10년 동안 15%에서 50%로 늘어났다.”

그러나 하센 국장은 사우디아라비아에 이어 세계 2위인 석유매장량(1120억 배럴)과 값싼 노동력을 바탕으로 급속한 경제발전을 이룩할 수 있다고 자신했다. 파라지 압둘라 해외경제부 부장은 “전쟁이 발발하기 전에는 이라크도 이집트 못지않게 관광객이 많이 찾는 곳이었다”며 관광산업 복구를 강조했고, 하이탐 살리(31) 기업부 연구원은 “군사작전 중인 지역에 누가 투자를 하겠는가”라면서 선(先) 미군 철수를 주장했다.

토론이 1시간을 훌쩍 넘기자 사회자가 나섰다.

김 교수는 “이라크의 석유매장량은 세계 2위로 6·25전쟁 직후의 한국보다 훨씬 좋은 상황”이라면서 “여러분이 한국 베트남 등 전쟁을 경험한 다른 나라의 경험을 잘 살려 이라크에 적용한다면 좋은 결과가 있을 것”이라고 정리했다.

이호갑 기자 gd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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