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곳서 인생 2막을 연다]<下>전원형

  • 입력 2005년 11월 24일 03시 02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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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북 김제 시립노인종합복지타운에 거주하는 입주자들이 텃밭에서 직접 재배한 배추를 수확하고 있다. 텃밭 가꾸기는 이들의 여가생활 중 하나다. 김제=원대연 기자
전북 김제 시립노인종합복지타운에 거주하는 입주자들이 텃밭에서 직접 재배한 배추를 수확하고 있다. 텃밭 가꾸기는 이들의 여가생활 중 하나다. 김제=원대연 기자
전북 김제시 하동 1만9000여 평에 조성된 시립노인종합복지타운은 지방자치단체와 민간기업이 공동으로 운영한다.

5층짜리 연립주택인 150가구의 전용주택과 종합복지관 전문요양원 야외공연장 회관 실내게이트볼장 일거리마련센터 등이 들어서 있는 이 단지는 주택만 ㈜부영이 지었고 나머지는 국비와 지자체 예산을 투입해 만들었다.

따라서 전체적인 관리는 김제시가 하고 주택 관리만 부영 측이 담당한다. 입주자들 입장에선 관리 인건비가 들지 않는다.

주택 부지도 시유지를 값싸게 제공했기 때문에 입주자들이 내는 입주보증금은 매우 저렴하다. 월평균 관리비는 가구당 3만∼4만 원 선. 식사는 시에서 운영하는 복지관 식당에서 끼니당 2000원에 제공된다. 기자가 찾아간 17일 점심 메뉴는 보리밥에 바지락조개탕, 굴비찜, 부추 겉절이, 감자채볶음, 김치 등이었다.

전원형 시니어타운에서 당구와 탁구를 치며 여가생활을 보내고 있는 입주자들. 김제=원대연 기자

복지관에는 헬스클럽 물리치료실 취미생활실 문화생활실 등이 마련돼 있어 입주 노인들이 건강 관리와 취미 생활을 하는 데 불편함이 없다.

이 단지는 앞으로 많이 건설될 것으로 예상되는 전원형 유료 노인복지시설(시니어타운)의 모델이 될 것으로 보인다. 주변 환경이 좋고 땅값이 저렴한 지역에서 정부와 지자체는 기반 조성과 공공시설을 건설해 주고 민간기업은 주택 건설을 맡아 임대하는 방식이다.

실제로 보건복지부와 충남 서천군, 전북 정읍시, 순창군, 강원 영월군, 전남 곡성군 등이 추진하고 있는 시니어타운도 이러한 방식이다.

이 복지타운 김성희 관리소장은 “입주자 중 농부 출신이 가장 많고 회사원과 공무원 교사 군인 출신도 다수”라며 “퇴소율이 낮고 입소 희망자가 많아 내년 4월 입주 예정으로 현재 2차 주택단지 294가구를 분양 중”이라고 소개했다.

“지금 생활에 만족합니다. 시설이 좋아 고맙기도 하고요.”

이곳 17평형에 사는 임철순(77) 홍귀녀(74) 씨 부부의 말이다. 이 부부는 김제시 광활면에서 논 40마지기로 농사를 짓다 일부를 처분해 이곳에 들어왔다. 나머지 논은 둘째 아들에게 맡겼다. 이곳 게이트볼 회장이기도 한 임 씨 부부는 오후에는 회원 70명과 함께 게이트볼 경기를 한다. 큰 무리가 없고 정신을 집중하면서 계속 걸어야 하는 이 운동은 노인들에게 안성맞춤이라는 것. 3경기 정도를 하면 1시간 반이 후딱 지나간다.

지자체에서 운영하는 곳 못지않게 생활비는 저렴하면서 안심하고 의탁할 수 있는 곳이 종교재단에서 운영하는 시니어타운. 경기 안성시 양성면 미산리 유무상통(有無相通)마을이 대표적인 경우다. 천주교 수원교구에 소속된 오로지종합복지원이 운영하는 이 마을의 대표자는 신부다.

한국 최초의 천주교 사제인 김대건 신부의 묘소가 있는 미리내 성지와 5분 거리인 이 마을은 한적한 산속에 10층 건물이 들어서 있어 마치 연수원 같은 느낌을 준다. 2층에서 10층까지는 실평수 8.5평짜리 261가구가 들어서 있고 2층 일부와 지하 1층에 물리치료실 간호사실 당구장 찜질방 게이트볼장 탁구장 찻집 춤방 취미실 노래방 미술실 등이 있다. 1층은 로비와 식당 그리고 성당.

월 생활비는 자율정산제로 주민자치회에서 한 달 식비와 관리비를 모두 합쳐 전 가구에 나누는 방식으로 산정한다. 대개 1인당 월 35만∼37만 원. 입주자의 종교는 자유지만 95%가 가톨릭이다.

이곳에 사는 함용학(75) 조은옥(70) 씨 부부는 2001년 7월 들어온 초기 입주자로 생활비와 용돈을 포함해 부부가 월 100만 원으로 살고 있다. 이 부부 역시 이곳에 들어온 뒤 이전보다 더 바쁘게 지낸다는 것은 다른 시니어타운 입주자와 다를 바가 없었다.

가장 만족하는 것은 공기 좋고 조용한 전원에서 다양한 취미 생활과 신앙 생활을 동시에 해결할 수 있다는 점. 비용이 저렴하다는 것도 빼놓을 수 없는 장점이다. 아쉬운 것은 교통이 불편해서 서울 등에 나들이를 하기가 쉽지 않다는 점이다.


김제·안성=정동우 사회복지전문기자 forum@donga.com

전원형 시니어타운
시설정원
(가구)
소재지전화법인
경기
유무상통
마을
261안성시 양성면
미산리 175-1
031-672
-0813
오로지
종합복지원
골든벨리188여주군 능서면
왕대리 972-15
031-881
-6501
상생복지회
성라
실버타운
144가평군 상명
봉수리 산49-4
031-585
-3323
성라원
보난자
라이프
138안성시 양성면
미산리 400-1
031-673
-7823
인정건설
강원
동해약천
온천실버타운
246동해시 망상동
459-10
033-534
-6502
사회복지법인
대진복지재단
아름다운
은빛농장
60홍천군 서석면
검산리 747-1
033-436
-0516
개인
충남
공주원로원80공주시 금흥동
산16-5
041-853
-2347
공주의료원
솔뫼
베네딕도의집
40당진군 우강면
송산리 125
041-363
-7787
사회복지법인
솔뫼베네딕도의집
새생명
실버타운
30논산시 벌곡면
검천리338-6
041-733
-3528
사회복지법인
새생명재단
경북
설송양로원96안동시 풍산읍
죽전리 325-1
054-857
-4243
불승회
월명
윤일의집
80김천시 남면
원명리 242-4
054-434
-2898
안심원
경남
일붕복지관199의령군 궁유면
평촌리 175
055-572
-9990
일붕복지관
혜성복지원74양산시 하북면
삼감리 510
055-375
-1188
개인
전북
김제
노인복지주택
150김제시 하동
404-17
063-545-0343부영


■ 김제시 “미래형 은퇴자 타운 만든다”

‘농도(農都) 상생을 위한 실버테마파크 마스터플랜.’

전북 김제시가 추진하고 있는 미래형 은퇴자타운 건설 및 실버산업단지 조성 계획이다. 김제시는 현재의 노인종합복지타운 운영에서 거둔 성공을 발판으로 전국적인 은퇴자 관련 테마파크를 건설할 계획이다. 현재의 타운이 1만9000여 평인 데 비해 앞으로 2015년까지 건설될 실버테마파크는 22만 평 규모다.

이 테마파크는 현 복지타운을 중앙에 두고 그 주위와 배후에 넓게 조성된다.

먼저 2007년 12월까지 은퇴 농장 2만 평을 조성해 가구당 200평씩, 모두 100가구에 분양할 예정이다. 텃밭이 딸린 농가주택 형태인 이 주택은 가구당 건평 30평, 대지 70평 규모의 주택과 이에 딸린 100평의 농장으로 구성돼 있다.

같은 기간 17평형의 아파트 90가구가 들어설 은퇴자주택도 추가로 건설된다.

2009년까지는 무료한방병원과 실버용품전시장이 만들어지고 5000평의 테마공원과 실버거리 및 상가도 조성될 계획이다.

이렇게 되면 이 일대가 전국적인 은퇴자타운 및 전문 상가지역으로 부상하게 된다는 것.

이어 2015년까지는 실버산업단지와 사회복지관련 대학이 유치된다. 은퇴자타운의 배후에 들어설 산업단지는 10만 평에 의약품 건강기구 검사기기 재활기기 생활용품 주택용품 등 고령친화산업의 기업들이 들어서게 된다. 또 2만 평의 부지에 들어설 대학은 산학 연계형 사회복지교육을 한다는 구상이다. 이 테마파크가 빠른 속도로 고령화가 진행되고 있는 우리 사회에서 미래형 주거 및 산업 복합단지가 될지 주목된다.

김제=정동우 사회복지전문기자 foru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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