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집트 총선 무슬림형제단 돌풍… 기존의석의 3배 확보

  • 입력 2005년 11월 24일 03시 0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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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슬람 최대의 정치운동단체인 ‘무슬림형제단’이 부활하는 것일까.

이집트 관영 메나통신은 20일 72개 선거구에서 치러진 2단계 총선 개표 결과 144석 중 무슬림형제단이 추천한 무소속 후보들이 13석을 얻었다고 22일 보도했다.

이에 따라 무슬림형제단이 이번 총선에서 지금까지 확보한 의석은 1단계 선거의 34석을 포함해 47석으로 늘었다. 이는 454석(대통령 지명 10석 포함)으로 이뤄진 기존 의회에서 차지한 의석(15석)의 3배가 넘는다. 호스니 무바라크 대통령이 이끄는 집권 국민민주당(NDP)의 최대 견제세력으로 부상한 것. 무슬림형제단의 돌풍은 계속될 전망이다.

2단계 선거에서 과반 득표자가 나오지 않아 26일 실시되는 결선투표와 다음 달 1일 치러질 3단계 선거가 무슬림형제단 지지층이 많은 지역에서 치러지기 때문이다.

무슬림형제단의 부활은 아랍권에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외신들은 내다봤다.

이 단체는 수단 요르단 팔레스타인 쿠웨이트 사우디아라비아 등 중동 전역에 지부를 두고 있으며 알제리의 ‘이슬람구국전선’, 파키스탄의 ‘이슬람집단’ 등과도 긴밀한 협력 관계를 맺고 이들을 지원하고 있기 때문이다.

1928년 하산 알 반나가 창설한 무슬림형제단은 서구 열강으로부터의 해방과 이슬람 원리로의 복귀를 내걸고 반(反)영국, 반군주, 대(對)정부투쟁을 전개해 왔다. 1940년에는 이집트 내 500여 개의 지부를 둘 정도로 그 영향력이 막강했다.

하지만 이 단체는 1954년 가말 압델 나세르 대통령 암살 미수 사건을 계기로 해체됐으며 이집트 정부가 이슬람국가 건설을 목표로 테러와 폭력을 선동한다는 이유로 불법화하면서 세력이 약화했다. 그러다 1970년대 평화 민주적 방법을 통한 변화를 기치로 내걸고 정치활동을 재개했다.

이호갑 기자 gd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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