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달러 노트북’ 정보격차 해소할까

  • 입력 2005년 11월 24일 03시 0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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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진국과 저개발국 어린이들 사이의 ‘디지털 디바이드(정보 격차)’를 줄일 수 있을까.

니컬러스 네그로폰테(62) 매사추세츠공대(MIT) 교수는 100달러(약 10만 원)짜리 노트북 컴퓨터를 만들어 나눠 주면 가능하다고 말한다. 그는 ‘1어린이 1노트북(OLPC)’ 운동을 벌이고 있다. 이미 16∼18일 튀니지에서 열린 ‘정보사회 정상회의’ 때 그 첫 모델을 공개했다. 그는 존 네그로폰테(66) 미국 국가정보국장(NID)의 동생.

▽기본 사양=100달러짜리 노트북은 최소한도의 기능만 수행한다. 문서작업과 인터넷 검색, e메일 송수신이 전부다. 저장장치도 하드디스크 대신에 디지털 카메라에 들어 있는 플래시 메모리를 탑재했다. 손잡이를 1분간 돌리면 10분 동안 사용할 전기가 충전된다.

중앙처리장치(CPU)는 인텔이 아니라 AMD 제품이다. 처리속도는 500MHz(메가헤르츠)로 인텔 펜티엄4(3GHz·기가헤르츠)의 6분의 1 수준. 하지만 100m까지 떨어져 있어도 무선 송수신이 가능한 와이 파이(Wi-Fi) 근거리 무선통신방식을 채택했다.

네그로폰테 교수는 “어느 나라든 어린이는 가장 귀한 자원이다. 이들은 (컴퓨터를 통해) 스스로 배울 수 있고 친구를 가르칠 수도 있다”고 OLPC의 취지를 설명했다.

▽각계의 지원=언론 황제 루퍼트 머독 씨의 뉴스 코퍼레이션과 구글, AMD는 각각 200만 달러(약 20억 원)를 기부했다. 델은 값싼 부품을 개발 중이며 마이크로소프트는 운영체제(OS)를 고안하고 있다. OLPC는 이미 1000만 달러(약 100억 원)를 모금했다.

가장 비싼 부품인 액정표시장치(LCD)의 가격을 낮추기 위해 인텔의 메리 루 젭슨 최고기술책임자(CTO)도 OLPC에 합류했다. 100달러가 넘는 LCD 가격을 35달러 미만으로 낮추기 위해 애쓰고 있다.

▽비관적 요소=비영리기구인 세계자원연구소(WRI) 관계자는 “대부분의 저개발국 학교에는 교과서도 없는데 노트북이 웬 말이냐”며 “이 사업이 성공하면 네그로폰테 교수에게 경의를 표하겠다”고 비아냥거렸다.

헥토르 루이스 AMD 최고경영자(CEO)는 “기술 지원과 인터넷 환경 구축, 훈련 등이 선행돼야 한다”며 “노트북 가격이 2, 3년 동안 100달러 미만으로 떨어지기는 힘들 것”이라고 회의적인 반응을 보였다.

그러나 정작 네그로폰테 교수는 자신만만하다. 그는 “당장 실패한들 무슨 상관이냐. 노트북 값이 150달러 정도거나 개발이 6개월 지연된다는 뜻일 뿐이다. 착상이 좋기 때문에 언젠가는 성사될 것”이라고 낙관했다.

이 진 기자 leej@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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