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黃교수, 연구원 난자기증 알았다”

  • 입력 2005년 11월 24일 03시 0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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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우석(黃禹錫) 서울대 석좌교수 연구팀의 여성 연구원 2명이 줄기세포 실험을 위해 자발적으로 난자를 제공한 것으로 밝혀졌다.

황 교수는 이 사실을 2004년 5월 말 연구원에게 직접 확인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와 관련해 황 교수는 24일 오후 2시 서울대 수의대 스코필드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대국민 사과문과 공식 입장을 발표할 예정이다.

황 교수팀의 ‘난자 의혹’에 대해 조사해 온 서울대 수의대 기관윤리심사위원회(IRB) 이영순(李榮純) 위원장은 23일 본보와의 전화통화에서 “여성 연구원 2명이 가명으로 난자를 채취해 제공한 사실을 확인했다”며 “조사보고서를 23일 보건복지부에 제출했다”고 밝혔다.

이 위원장에 따르면 두 연구원은 2003년 난자 기증을 ‘좋은 일’로 생각해 황 교수에게 알리지 않고 난자를 채취했다.

이 위원장은 “황 교수는 두 연구원의 프라이버시를 지키고 난자 기증자를 보호한다는 차원에서 지금까지 이 사실을 부인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에 대해 황 교수팀의 일원인 이병천(李柄千) 서울대 수의학과 교수는 이날 “황 교수가 기자회견에서 자체 진상조사로 확인된 사실을 솔직하고 세세하게 밝힐 예정”이라고 밝혔다.

황 교수는 도의적 책임을 지고 세계줄기세포허브 소장 직 사퇴도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노성일(盧聖一) 미즈메디병원 이사장은 황 교수팀의 난자 매매 및 연구원 난자 기증 의혹을 제기한 MBC TV ‘PD수첩’에 대해 “짜깁기(편집)에 의한 진실 왜곡이며 법적 대응을 하겠다”고 밝혔다.

노 이사장은 또 “MBC 측이 지난달 19일 미국 피츠버그대에 파견된 2명의 황 교수팀 연구원을 찾아가 협박과 회유를 하는 과정에서 제럴드 섀튼 교수와의 결별 원인을 제공했다”고 주장했다.

그는 ‘PD수첩’의 보도 내용에 대해 △난자를 채취한 뒤 부작용을 겪고 있는 임신부가 마치 미즈메디병원 환자처럼 보도했고 △배아줄기세포 배양기술 특허 지분 40%를 모두 자신이 가진 것처럼 왜곡했으며 △황 교수팀 연구원이 난자를 기증했다고 보도한 증거자료는 미즈메디병원 소유가 아니라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PD수첩’ 제작진은 성명을 통해 “연구원 난자 제공 자료는 분명히 미즈메디병원 것이라는 점을 노 이사장이 더 잘 알고 있을 것”이라며 “방송 내용 중 난자 채취로 부작용을 겪은 환자가 미즈메디병원에서 시술받았다는 것은 없다”고 해명했다.

한편 환경운동연합, 녹색연합, 여성환경연대 등 14개 시민단체로 구성된 ‘생명공학감시연대’는 이날 황 교수팀의 난자 채취를 둘러싼 논란에 대해 “비윤리적인 실험 행위가 일부 드러난 만큼 황 교수와 정부는 진실을 밝히고 책임을 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진한 기자·의사 likeday@donga.com

서정보 기자 suhchoi@donga.com

김훈기동아사이언스 기자 wolfk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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