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6학년도 대입 수능]상위권 변별력 높아질듯

  • 입력 2005년 11월 24일 03시 01분


코멘트
“휴대전화-전자기기 맡겨 놓으세요”23일 2006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장에서는 휴대전화가 휴대금지 물품임에도 이를 소지한 수험생이 많았다. 서울 종로구 안국동 풍문여고 시험장의 한 시험실 교탁에 수험생들의 휴대전화를 모아놓았다.김동주 기자
“휴대전화-전자기기 맡겨 놓으세요”
23일 2006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장에서는 휴대전화가 휴대금지 물품임에도 이를 소지한 수험생이 많았다. 서울 종로구 안국동 풍문여고 시험장의 한 시험실 교탁에 수험생들의 휴대전화를 모아놓았다.김동주 기자
2006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이 실시된 23일 대부분의 수험생은 언어영역을 제외하고는 지난해 수능이나 올해 6월과 9월 치러진 모의평가에 비해 다소 어렵게 출제됐다는 반응을 보였다.

수험생들은 1교시 언어영역이 끝난 뒤 대부분 밝은 표정이었지만 2교시 수리영역부터 다소 어렵게 출제되자 분위기가 가라앉았다.

학생들은 수리영역 시험이 끝난 뒤 수리‘가’형이 어렵다는 반응을 보였다. ‘나’형을 본 학생들도 “까다로운 문제가 많았다”며 불안감을 감추지 못했다.

이어 3교시 외국어(영어)영역과 4교시 탐구영역 시간에도 시험장에는 긴장감이 흘렀다.

▽언어만 쉬웠다=서울 동성고 이상준(18) 군은 “모의평가 때 언어가 80점 정도 됐는데 10점은 오를 것 같다”며 “약간 난해한 지문도 있었지만 주로 교과서에서 나오고 분량이 짧아 30분이나 시간이 남았다”고 말했다.

서울 용산고 정낙식(국어) 교사는 “깊은 사고를 요구하는 문제가 별로 없고 지문이 쉬워 상위권 학생은 실수라도 하면 낭패를 볼 것 같다”고 전망했다.

하지만 2교시 수리영역에서 자연계열 학생이 주로 응시하는 ‘가’형은 물론 인문계열의 ‘나’형에도 어려운 문제가 일부 출제돼 어렵다는 반응이 많았다.

‘나’형을 본 수험생들도 “주관식 문제는 좀 쉬웠지만 난도가 높은 객관식 문제가 몇 개 포함됐다”고 말했다.

3교시 외국어영역은 어휘와 독해가 어려웠고, 4교시 탐구영역도 전반적으로 모의평가보다 어려웠다는 반응이 많았다.

▽상위권 변별력 있을 듯=올해 대학입시에서는 수능의 영향력이 지난해보다 커지고 수리와 탐구영역을 잘 본 학생의 표준점수가 높게 나올 것으로 예상된다.

수리의 경우 ‘나’형에 비해 ‘가’형이 어려워 ‘가’형과 ‘나’형의 표준점수 차가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수능에서 수리 ‘가’형 만점자의 표준점수가 141점, ‘나’형은 150점으로 9점차였다.

중앙학원 김영일 원장은 “전체적으로 시험이 어려워 ‘언어+수리+외국어+탐구’를 반영하는 대학의 표준점수 예상 합격선이 올라갈 것”이라며 “특히 지난해보다 어렵게 출제된 탐구영역의 영향력이 커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종로학원 김용근 평가이사는 “시험이 변별력이 있어 상위권 학생의 경우 언어를 제외한 대부분 영역에서 표준점수 차가 뚜렷할 것”이라며 “중상위권 이하 수험생은 탐구영역에서 어떤 과목을 선택했느냐에 따라 희비가 엇갈릴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특히 탐구영역은 대체로 어려운 가운데 일부 과목이 상대적으로 크게 어려워 지난해에 이어 선택과목 간 유불리현상이 재연될 것으로 우려된다.

▽진학지도 오리무중=정시모집 전형에서는 수능 원점수가 아닌 표준점수와 백분위 성적을 활용한다. 지난해 수능부터 선택형이 도입되고 원점수 대신 표준점수가 제공됨에 따라 수험생들은 올해도 성적표를 받기 전까지는 자신의 성적을 가늠하기가 어렵다.

유웨이중앙교육 백승한 평가실장은 “중위권 이하 대학은 논술과 구술면접을 보지 않는 곳이 많아 근소한 수능 성적 차이로 당락이 갈릴 수도 있다”며 “원점수로 지망 대학을 속단해선 안 된다”고 말했다.

부산 용인고 박만제 진학담당 교사는 “중상위권에서는 언어 수리 외국어의 표준점수 차가 크지 않아 경쟁이 치열할 것으로 보인다”며 “대학별로 반영 영역이 다양한 만큼 표준점수와 백분위 성적을 잘 따져서 진학 지도를 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홍성철 기자 sungchul@donga.com

김재영 기자 jaykim@donga.com

이종석 기자 wing@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