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 교수 논문이 실린 ‘사이언스’를 발행하는 미국과학진흥협회의 공식 방침은 생명과학 연구의 윤리문제에 생소한 우리에게 시사점을 제공한다. 과학진흥협회와 ‘사이언스’는 황 교수의 연구논문에서 ‘난자를 무상 기증받았다’는 기술은 정정하겠지만 ‘난자 취득과 관련한 논란이 황 교수의 연구 성과에 의문을 제기할 만한 증거는 없다’고 밝혔다.
난자 제공과 관련한 논란은 자발적인 기증자가 적어 연구와 치료용 난자를 구하기 어려운 여건에서 빚어졌다. 난자 제공자에게 보상금을 지급한 병원장이나 난자를 제공한 연구실 직원도 줄기세포 연구 성과에 대한 기대가 큰 나머지 국제 학계의 기준이나 윤리를 소홀히 한 측면이 있다고 본다. 다행히 ‘연구 및 치료 목적 난자 기증을 지원하기 위한 모임’이 발족됐다. 이 모임을 통해 난자 기증 운동이 확산되면 줄기세포 연구에 큰 도움이 될 것이다.
황 교수가 주도하는 줄기세포 연구에는 불치의 병으로 고통을 겪거나 시한부의 삶을 사는 수많은 환자와 장애인들의 간절한 소망이 담겨 있다. 생명과학 분야에서도 서구의 윤리적 기준이 절대적일 수는 없다. 정부도 이번 논란을 생명과학 연구와 관련한 법제를 정비하는 계기로 삼아야 한다.
황 교수가 오늘 기자회견에서 줄기세포 연구가 처한 어려움과 이 연구가 가져 올 성과에 대해 사실대로 설명하고 이해를 구한다면 줄기세포 연구에 반대하는 종교적 근본주의자와 시샘하는 쪽을 제외하고는 순수성을 이해해 줄 것이라고 본다. 연구 과정에서 일어난 착오나 실수를 갖고 황 교수팀의 줄기세포 연구를 방해해서는 안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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