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터게이트 특종 영웅도 사내의 비판은 못피했다

  • 입력 2005년 11월 23일 03시 05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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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터게이트 사건’ 특종의 영웅인 밥 우드워드(사진) 워싱턴포스트 부국장이 신문사 내의 혹독한 비판에 직면했다. 미국 중앙정보국(CIA) 비밀요원이었던 발레리 플레임 씨의 신분이 언론에 공개되기 전에 고위관리에게 그의 신분을 들었다고 뒤늦게 밝혔기 때문이다.

데보러 하월 워싱턴포스트 옴부즈맨은 20일 ‘워싱턴포스트와 스타에게 고달팠던 한 주’라는 제목의 칼럼에서 우드워드 부국장이 자신이 알고 있는 내용을 사전에 회사에 알리지 않은 것은 ‘중대 과실’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우드워드 부국장이 사건 수사가 진행되는 2년여 동안, 특히 최초 누설 혐의를 받아온 루이스 리비 전 부통령 비서실장이 기소되는 동안에도 자신이 알고 있는 사실을 밝히지 않은 것은 이해하기 힘들다고 비판했다.

또 회사 측에는 사전에 알리지 않고 뒤늦게 CNN의 ‘래리 킹 라이브’ 등과의 인터뷰에서 “사실은 사전에 알고 있었다”고 공개적으로 밝힌 것은 또 다른 실수였다고 그는 덧붙였다.

우드워드 부국장은 특별검사에게 소환될 것을 우려했고 자신의 책을 쓰기 위한 취재였다고 해명했지만 “그의 폭로로 신문의 신뢰에 큰 타격을 입었고 독자와 편집국 동료들을 실망시켰다”고 하월 씨는 비판했다.

그는 또 “편집에는 아무런 책임을 지지 않은 채 자기 편한 대로 회사를 들락날락하면서 권력의 이면을 다루는 베스트셀러를 집필하는 데만 몰두했다”며 우드워드 부국장의 평소 행동에도 문제를 제기했다. 그가 아무리 워터게이트 특종의 영웅이자 ‘돈 많고 유명한 언론인’이라고 해도 편집국 내의 규정을 따라야 한다는 것.

하월 씨는 끝으로 “편집국장은 우드워드 부국장을 정기적으로 만나야 하며 편집 업무도 맡겨야 한다”며 그에 대한 ‘감독 강화’를 요구했다.

사내에서 탐사보도를 담당하고 있는 우드워드 부국장은 국무부 국방부 CIA 등에 고급취재원이 많은 편이며 이들에 대한 심층 취재를 통해 10여 권의 책을 펴낸 바 있다.

김재영 기자 redfoo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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