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ABC방송 심야뉴스 진행 테드 코펠 은퇴

  • 입력 2005년 11월 23일 03시 05분


코멘트
미국 ABC방송의 심야 뉴스 프로그램 ‘나이트라인’의 진행자로 이름을 날린 테드 코펠(65·사진) 씨가 22일(현지 시간) 방송을 마지막으로 마이크를 놓았다.

최근 자리에서 물러난 미국 3대 방송국 앵커들만큼이나 높은 지명도를 가졌던 코펠 씨가 ‘나이트라인’을 진행한 기간은 무려 26년. 그는 은퇴방송을 앞두고 21일 AP통신과 가진 인터뷰에서 “이제는 새로운 인재들에게 프로그램을 넘겨줄 때가 됐다”면서 “25년 넘게 한 프로그램을 진행해온 것에 큰 기쁨을 느낀다”고 말했다.

은퇴 방송은 루게릭병 환자 모리 슈워츠 교수 등 그가 프로그램을 진행하는 동안 인상 깊었던 인물들을 회상하는 형식으로 진행됐다.

뉴욕의 한 라디오 방송을 거쳐 1963년 ABC방송에 합류한 코펠 씨는 주요지역 해외 특파원을 맡는 등 ABC의 간판급 기자로 활동하다가 1980년 신설된 ‘나이트라인’의 진행자로 발탁됐다. 당시 이란 주재 미국대사관 인질사건을 계기로 심층 뉴스 프로그램의 필요성을 인식한 ABC방송은 뉴스 분석보다는 3개 지역 스튜디오를 잇는 인터뷰 형식으로 ‘나이트라인’을 진행해 왔다.

오후 10∼11시 시간대에 타 방송국의 연예인 토크쇼와 경쟁해온 ‘나이트라인’은 뉴스 프로그램으로는 비교적 높은 시청률을 유지해 왔으며 1990년대 중반에는 경쟁 프로그램인 ‘데이비드 레터맨 쇼’의 시청률을 추월해 주목을 받았다.

톰 브로코(NBC), 댄 래더(CBS), 피터 제닝스(ABC) 등 3대 방송국 앵커보다 뉴스 선별과 편집 작업에 훨씬 더 깊숙이 관여해온 코펠 씨는 에이즈, 미국의 수감 시스템, 인종차별 이슈에 특별한 애착을 보여 왔다.

코펠 씨는 ‘나이트라인’을 떠나지만 조만간 HBO 케이블방송에서 방송될 다큐멘터리 뉴스 프로그램의 제작과 진행을 담당하는 현역 방송인으로 활동할 계획이다.

한편 ABC방송은 ‘나이트라인’을 코펠 단독 앵커에서 3명의 앵커 교대체제로 바꿀 예정이며 프로그램 방식도 매일 밤 몇 가지 주제를 다루는 방식으로 개편해 28일부터 방송한다.

정미경 기자 mickey@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