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닥 랠리 대행진…실적장 힘입어 17일 연속 상승 신기록

  • 입력 2005년 11월 23일 03시 05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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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스닥지수가 거래일 기준으로 17일 연속 올랐다.

22일 코스닥지수는 하루 종일 등락하다 결국 전날보다 1.67포인트 오른 667.71로 장을 마쳤다.

이는 연속 상승일 기준으로 사상 최장 기록이다. 종전 기록은 코스닥시장이 장기 활황에 들어가기 직전이던 1999년 4월에 세운 16일 연속 상승.

지난달 31일부터 오르기 시작한 코스닥지수는 17일 동안 90포인트가량 상승했다.

그동안 하루 만에 2% 이상 급등한 날은 하루에 불과했다. 1% 이상 오른 날도 5일밖에 안 된다. 그만큼 매일 조금씩 꾸준히 오르는 모습을 보였다.

○ 코스닥, 증시를 주도하다

특히 이날 코스닥지수는 코스피지수(옛 종합주가지수)가 24.30포인트나 하락하는 와중에 기록을 갈아 치운 점에서 더 돋보인다는 평가.

최근 코스닥시장이 거래소시장에 비해 단단한 흐름을 보이는 것에 대해 다양한 해석이 나온다.

미국 구글 등 정보기술(IT) 업종이 활황을 보인 덕분이라는 분석, 기관투자가들이 대거 코스닥시장에 몰렸기 때문이라는 분석 등이 있다.

또 과거에 비해 코스닥시장이 많이 건전해졌다는 점도 상승세의 원인으로 꼽힌다.

하지만 가장 큰 이유는 올해 국내 증시의 대세 상승이 중소형주 위주로 진행되고 있다는 점이다.

과거 일부 대형주만 오르고 전체 중소형주는 제자리걸음을 했던 ‘양극화 장세’에서 완전히 탈피한 모습이다.

중소형주의 재평가가 1년 내내 지속되면서 상대적으로 몸집이 가벼운 코스닥시장이 강세를 보이고 있는 것.

적립식펀드를 중심으로 안정적으로 증시에 자금이 공급되고 있는 점도 중소형주 강세의 한 원인이다.

새로 증시에 들어온 자금은 이미 외국인과 기관투자가들이 대부분 보유하고 있는 삼성전자 등 대형주보다 중소형주를 사는 데 주로 쓰였다.

이달 들어 기관투자가들이 코스닥시장에서만 1200억 원을 넘는 순매수(매수 금액에서 매도 금액을 뺀 것)를 보인 것도 이 때문이다.

○ 앞으로는 어떻게 움직일까

17일 연속 상승은 단기적으로 코스닥시장에 부담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높다. 대개 증시 전문가들은 지수가 거래일 기준으로 10일 이상 오르면 과열 상태라고 판단한다.

하지만 단기적으로 지수가 하락하더라도 그 기간은 길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17일 연속 올랐지만 실적과 상관없는 테마를 중심으로 오른 것이 아니기 때문. 또 지수도 과열이라고 보기 어려울 정도로 안정적인 상승세를 보였다.

코스닥시장의 재평가는 아직 끝나지 않았다는 의견이 많다. 코스닥 종목을 상대적으로 많이 편입하고 있는 중소형주 펀드들은 올해 들어 높은 수익률을 보이면서 자금을 계속 끌어들이고 있다.

교보증권 박석현 연구원은 “10일 이상 연속 상승은 단기적으로는 과열 신호이지만 1999년 사례에서 보듯 장기적으로는 추세적 상승의 신호가 된 적이 많았다”며 “최근 코스닥시장의 오름세도 장기적인 상승 추세의 신호가 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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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완배 기자 roryrery@donga.com

▼11월 수익률12%… 코스닥 펀드 “이렇게 좋을수가…”▼

최근 코스닥지수가 상승세를 보이면서 코스닥시장 비중이 높은 펀드들의 수익률도 가파르게 오르고 있다.

한국펀드평가는 주식형펀드 가운데 코스닥 편입 비중이 30% 이상인 22개 펀드의 10월 31일∼11월 21일 수익률을 조사한 결과 평균 12.57%로 나타났다고 22일 밝혔다.

이 기간은 코스닥지수가 연속 상승세를 보여 580.46에서 666.04로 14.74% 올랐다.

설정 기간이 6개월 이상인 17개 펀드의 최근 6개월 수익률은 40.48%, 1년 이상인 14개 펀드의 1년 수익률은 52.68%로 집계됐다.

이들 펀드는 누적 수익률의 30% 안팎을 거래일 기준 16일 만에 달성했다.

이에 따라 설정일 기준 수익률이 마이너스에서 플러스로 돌아선 펀드도 속속 나오고 있다.

지난해 1월 설정된 삼성투자신탁운용의 ‘삼성코스닥스타지수인덱스주식1’(코스닥 비중 100%)은 지난달 28일까지 누적 수익률이 ―7.43%였으나 이후 13.12% 수익률을 올렸다. 21일 현재 누적 수익률은 5.65%.

2000년 1월 설정된 CJ자산운용의 ‘CJ Vision포트폴리오코스닥주식’(코스닥 비중 80.10%)도 10월 31일 이후 12.99% 수익률을 올리면서 누적 수익률이 마이너스(―1.96%)에서 플러스(11.02%)로 돌아섰다.

하임숙 기자 arteme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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