섀튼교수 결별선언前美에 취재팀 보내

  • 입력 2005년 11월 22일 03시 09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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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C TV ‘PD수첩’ 제작진은 석 달 전부터 황우석 교수 연구팀이 사용한 난자에 관한 의혹을 취재해 왔다고 21일 밝혔다.

제작진은 난자 채취 과정의 비윤리성에 대한 제보를 받고 취재에 나섰다고 했으나 제보자가 누구인지는 밝히지 않았다.

MBC에 따르면 제작진은 우선 제보를 토대로 병원 기록 등의 자료를 입수해 난자 제공 여성들을 상대로 취재에 들어갔다.

제작진은 또 황 교수팀 여성 연구원의 난자 제공 의혹을 처음 제기한 ‘네이처’의 데이비드 시라노스키 기자도 인터뷰했다. 시라노스키 기자는 “여성 연구원과의 전화 통화에서 당시 난자를 제공한 정황과 채취 병원 이름을 상세히 들었다”며 “이 여성 연구원은 다른 연구원과 함께 황 교수의 연구에 난자를 제공한 것이 자랑스럽다고 했다”고 증언했다는 것. 하지만 이 여성 연구원은 바로 다음 날 “영어가 서툴러 실수했다”고 해명했다고 시라노스키 기자는 전했다.

제작진은 지난달 19일엔 서울대병원의 ‘세계 줄기세포 허브’ 개설 때 방한했던 제럴드 섀튼 미국 피츠버그대 교수와 20여분간 만났다. 이와 관련해 제작진은 섀튼 교수가 난자 채취 관련 의혹을 모를 것이라고 판단해 황 교수의 연구 성과에 대한 견해 등을 물었을 뿐이라고 설명했다.

‘PD수첩’ 제작진은 이어 미국으로 취재팀을 파견해 섀튼 교수 연구팀에 가 있던 황 교수팀의 한국 연구원 2명을 상대로 취재했다고 밝혔다. 취재 시점은 이달 13일 섀튼 교수가 황 교수와 결별 선언을 하기 전이다.

제작진은 “두 연구원을 만났지만 취재 내용을 확인하고 싶으면 그들에게 직접 물어보라”며 “섀튼 교수가 왜 결별 선언을 했는지는 우리도 모르는 일이다”고 말했다.

특히 ‘PD수첩’ 최승호 책임프로듀서(CP)는 “뒷날 취재 경위를 밝힐 때가 있을 것”이라며 “난자 매매 이외의 의문점도 검증하는 중”이라고 말했다.

제작진은 여성 연구원 중 한 명이 미즈메디병원에서 난자 채취 시술을 받았다는 의료 기록을 확보했으며 이것을 방송할 것이라고 밝히기도 했다.

한편 ‘PD수첩’이 22일 밤 11시 5분 ‘황우석 신화의 난자 의혹’ 편에서 그동안 취재한 내용을 방영한다는 소식이 알려지자 PD수첩 홈페이지 게시판에는 수백 건의 비난 글이 쏟아졌다.

누리꾼 대부분은 “MBC가 최근 저조한 시청률을 만회하기 위해 국익을 버린 것”이라는 등의 비판 의견을 보였다.

누리꾼 길재표 씨는 “아직 법적 결정이 정해지지도 않은 상태에서 방송에서 옳고 그름을 정한다는 것은 너무 성급하다”면서 “황 교수가 이루고 있는 이 업적은 지금 우리가 윤리 운운하고 있는 어떤 것보다 소중한 가치가 있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프로그램 방영 신중 검토 또는 방송 철회를 요구하는 글도 적지 않았다. 황 교수도 책임을 져야 할 부분이 있으면 책임져야 한다는 의견은 소수였다.

서정보 기자 suhchoi@donga.com

김지영 기자 kimj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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