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성일씨 “난자 기증 20여명에 보상금 줬다”

  • 입력 2005년 11월 22일 03시 09분


코멘트
서울대 황우석(黃禹錫) 교수팀과 배아줄기세포연구를 함께 해온 노성일(盧聖一) 미즈메디병원 이사장이 “줄기세포 연구용 난자를 기증한 여성들에게 보상금을 줬다”고 21일 밝혔다.

이는 그동안 “줄기세포 연구에 매매된 난자를 사용하지 않았다”는 황 교수의 발언과 차이가 나는 것이어서 상당한 파문이 예상된다.

노 이사장은 이날 서울 강서구 강서미즈메디병원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2000년부터 2003년까지 자발적으로 난자를 기증한 제공자 외에 20여 명에게는 사비를 털어 각각 150만 원가량의 실비를 제공했다”면서 “이는 난자를 채취하는 데 걸린 15일간의 교통비와 생계에 지장을 초래한 기회비용 상실을 보상하는 차원에서 적절한 비용이었다”고 말했다.

노 이사장은 “이들 중엔 남모르는 아픈 사연이나 경제적인 어려움을 가진 경우가 있겠지만 그 사람의 신상에 대해 물어보지 않았다”며 “이러한 금전적 대가 지불이 미국의 경우 3000∼5000달러, 대만은 300만 원 정도에 합법적으로 이뤄지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이 같은 행위는 연구용 난자 채취 시 금전적 보상을 금지하고 있는 생명윤리법이 발효(금년 1월 1일)되기 이전에 이뤄진 것으로 법적으로는 문제가 없지만 대가성이 있는 난자를 이용해 줄기세포 연구를 했다는 점에서 논란이 일 것으로 보인다.

노 이사장은 “2002년 황 교수와 손잡고 연구를 시작할 시점엔 줄기세포 자체가 생소한 것이어서 난자 구하기가 매우 어려웠다”면서 “이는 황 교수와 상의 없이 혼자서 결정한 사항이었다”고 덧붙였다.

노 이사장은 난자 제공자 가운데 황 교수팀의 연구원이 포함됐는지 여부에 대해선 환자의 비밀을 알릴 수 없다는 ‘의사 윤리’를 내세워 밝히지 않았다.

이와 관련해 MBC TV는 22일 ‘PD수첩’을 통해 노 이사장의 난자기증 보상금 제공사실과 황 교수팀 연구원의 난자 기증 의혹을 보도할 예정이다.

노 이사장은 “황 교수가 처음 논문이 나올 시점에는 보상성 난자제공에 대해선 몰랐을 것이다”며 “이러한 사실을 (황 교수에게) 언제 알렸는지 정확하게 기억이 나질 않는다”고 구체적인 언급을 피했다.

이진한 기자·의사 likeday@donga.com

▼黃교수팀 “실험당시 못들어… 추후 진상밝힐것”▼

황우석 교수팀의 일원으로 복제 개 ‘스너피’ 탄생의 주역인 서울대 수의학과 이병천(李柄千) 교수는 “최근 노성일 미즈메디병원 이사장에게서 실험에 사용된 일부 난자를 금전적 대가를 받은 여성들이 제공했다는 사실을 전해 들었다”며 “실험 당시에는 미즈메디병원이 그런 사실을 전혀 밝힌 바 없었다”고 말했다.

이 교수는 또 “노 이사장의 발표를 포함해 최근 윤리논란에 대해 2, 3일 후 낱낱이 진상을 밝히겠다”며 “이런 논란이 향후 우리 팀의 줄기세포 연구에 별다른 부담으로 다가오지는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김훈기 동아사이언스 기자 wolfkim@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