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권 챔피언’ 알리의 정신 배우자…고향에 기념관 설립

  • 입력 2005년 11월 19일 03시 05분


코멘트
‘20세기 최고의 권투 선수’ ‘살아 있는 복싱의 전설’….

세계 프로복싱 헤비급 챔피언이었던 무하마드 알리(63·사진) 씨에게 따라다니는 대표적인 수식어들이다. 그러나 그의 삶은 ‘위대한 복싱 선수’라는 단순한 울타리로 모두 담아낼 수는 없다.

그는 12세 때 복싱을 시작하면서 흑인에 대한 차별을 극복하는 자신감을 보여 줬다. 그전까지 그는 백인은 흑인보다 우월하다는 생각을 품고 있었다. 1967년 징병을 거부해 선수 자격이 박탈됐지만 반전 운동에 앞장서며 신념을 꺾지 않았다.

그는 2년여의 공백을 딛고 다시 세계 챔피언의 자리에 우뚝 섰다. 그 밑거름은 할 수 있다는 용기와 끊임없는 훈련이었다. 선수 생활의 후유증인 파킨슨병을 앓고 있었지만 1996년 애틀랜타올림픽 개막식에서 최종 성화 주자로 나서 많은 이들에게 희망을 안겨 주었다.

무하마드 알리 기념관

자신, 신념, 헌신, 존경, 영성(靈性) 등으로 압축할 수 있는 알리 씨의 생애를 한자리에서 보여 주는 ‘무하마드 알리 기념관(알리 센터)’이 19일 문을 연다. 알리 씨의 고향인 미국 켄터키 주 루이빌에서 2002년 첫 삽을 뜬 지 3년 만에 공사를 마무리했다. 7500만 달러(약 777억 원)가 투입된 건설 비용 지원에 유엔도 참여했다.

연면적 8640m²(약 2613평)의 6층 건물인 기념관은 각기 다른 문화와 이념, 인종 간의 이해와 대화를 추구하는 ‘지구촌 한마당’의 기능을 자임했다.

이를 위해 기념관은 티베트의 정신적 지도자인 달라이 라마를 비롯해 그룹 U2의 보노 씨, 영화배우 앤젤리나 졸리, 로빈 윌리엄스 씨, 언론인 래리 킹 씨 등을 자문위원회 위원으로 영입했다.

이 진 기자 leej@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