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포천시 국립수목원 산림동물원에 있는 백두산 호랑이 수컷 ‘백두’에게 수차례 발기부전치료제인 비아그라까지 투약하면서 번식을 시도했으나 실패한 이상직(李相稷·75) 수의관은 17일 밝은 표정으로 이렇게 말했다.
이날 중국에서 3, 4세 된 암수 한 쌍을 새로 들여왔기 때문.
중국의 백두산 호랑이 전문 사육기관인 둥베이후린위안(東北虎林園)에서 들여온 이번 호랑이 한 쌍은 암컷이 출산 경험이 있는 데다 수컷 역시 교미 경험이 있어 번식에 성공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두 호랑이는 5평 남짓한 각자의 방에서 생활하며 하루 쇠고기 4kg과 닭 2kg에 비타민제 등을 공급받으며 생활하게 된다. 80여 평의 대운동장과 50여 평의 소운동장도 호랑이들의 전용 시설이다.
수목원 측은 두 호랑이가 친분을 쌓은 뒤 내년 초 교미를 시도하도록 유도할 예정이다.
1994년 들어온 ‘백두’와 ‘천지’는 교미 장면을 찍은 비디오테이프도 보여 주고 비아그라도 투약했으나 교미를 하지 못한 채 이번에 들어온 ‘두만’(수컷)과 ‘압록’에게 안방을 내주고 다소 좁은 뒤쪽 칸으로 밀려났다.
이 수의관은 “몸 상태나 성장 과정을 볼 때 두만, 압록이가 2세를 만들 가능성은 80% 이상”이라며 “내년 봄에는 한국에서 태어난 백두산 호랑이를 만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포천=이동영 기자 argu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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