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보진영, 이상은 원대하나 책임감 없다”

  • 입력 2005년 11월 18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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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보 성향의 계간지 ‘창작과 비평’(창비)이 진보진영의 자기반성을 촉구하고 나섰다.

창비 겨울호는 ‘진보진영은 정책적 대안세력으로 거듭나야 한다’는 머리글을 통해 “10월 26일 재선거에서 열린우리당과 민주노동당이 패배한 것은 1987년 이후 한국의 정치 사회적 개혁세력에 대한 평가라고도 할 수 있다”며 “진보적 개혁세력은 단순한 비판세력이 아니라 정책적 대안세력으로 자기를 정립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한 때”라고 밝혔다.

창비는 “지난 몇 년간 진보적 개혁세력은 단순한 비판세력이 아니라 사회의 변화에 중요한 책임 있는 세력으로 발전했다”며 “그럼에도 불구하고 진보적 개혁세력은 국민들보다는 자신들이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어젠다에만 관심을 집중함으로써, 이상은 원대하나 책임감이 결여된 논의에 매몰된 한계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창비는 “그 같은 접근은 비판세력으로 인정받을 때는 나름의 참신성과 정당성을 가질 수 있었지만, 사회적 책임과 역할에 대한 평가가 변화된 상황에서는 부정적 결과를 초래할 가능성이 높다”고 우려했다.

창비는 또 “최근 진보적 개혁세력은 양극화 문제를 사회적 이슈로 부각시키고 있다”면서 “그러나 이 같은 노력이 보수세력과의 차별성을 부각시키는 수준에 머무르고 현실성 있는 대안 제시로 이어지지 않을 경우에는 장기적으로 성장지상주의로의 반동이 일어날 우려도 없지 않다”고 지적했다.

창비는 백낙청 서울대 명예교수가 편집인을 맡고 있다.

권재현 기자 confett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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