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교]개신교 ‘레노바레’도입… 침묵기도로 교회 변혁 추구

  • 입력 2005년 11월 18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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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촌교회 이동원 목사(오른쪽)와 ‘레노바레 코리아’ 디렉터인 강찬기 목사가 16일 경기 성남시 분당 지구촌교회 기도실에서 한국에서 레노바레 영성운동을 어떻게 전개해 나갈지 논의하고 있다. 레노바레를 통해 한국 개신교회의 체질이 바뀔 것으로 기대된다. 성남=윤정국 문화전문기자
지구촌교회 이동원 목사(오른쪽)와 ‘레노바레 코리아’ 디렉터인 강찬기 목사가 16일 경기 성남시 분당 지구촌교회 기도실에서 한국에서 레노바레 영성운동을 어떻게 전개해 나갈지 논의하고 있다. 레노바레를 통해 한국 개신교회의 체질이 바뀔 것으로 기대된다. 성남=윤정국 문화전문기자
미국에서 활발히 전개되고 있는 영성운동인 ‘레노바레’(renovare·라틴어로 ‘새롭게 한다’는 뜻)가 최근 뜻있는 교회들을 중심으로 국내에 본격 도입되면서 개신교계에 침묵기도 위주의 영성운동이 널리 파급될 것으로 보인다.

미국에서 레노바레는 청교도와 퀘이커의 영향을 받은 리처드 포스터(67) 목사에 의해 16년 전에 시작됐으며 현재 교파를 초월해 많은 개신교 신자들이 참여하고 있다. 그의 대표적 저서인 ‘리처드 포스터의 기도’는 1995년 국내에도 번역 소개돼 현재 17만 부가 팔렸으며, ‘영적 훈련과 성장’ ‘돈 섹스 권력’ 등 다른 저서들도 스테디셀러로 자리 잡을 정도로 그의 영성운동은 국내에도 큰 영향을 끼쳤다.

이런 상황에서 레노바레에 뜻을 같이하는 국내의 목사들이 이를 한국에 체계적이고 조직적으로 도입하기로 하고 그 준비에 착수했다. 경기 성남시 분당 샘물교회 박은조 목사 등 10여 명의 목회자들은 지난달 5∼12일 미국 로스앤젤레스에서 열린 레노바레 목회자 영성수련회에 참가해 레노바레 창시자인 포스터 목사와 댈러스 윌러드 남캘리포니아대(USC) 교수 등을 만나 한국에 이 운동을 도입하고 싶다는 의사를 밝혔다. 이어 이동원 지구촌교회 목사와 박은조 목사 등 10여 명은 8일 분당 지구촌교회에 모여 ‘레노바레 코리아’(www.renovarekorea.com)를 결성하고 레노바레를 한국에서 본격적으로 전개해 나가기로 했다.

레노바레 코리아의 공동대표로 홍정길 남서울은혜교회 목사, 이동원 목사, 이정익 신촌성결교회 목사, 박은조 목사가 추대되고 실무를 담당하는 집행위원회 위원은 서정오 동숭교회 목사, 윤성원 삼성제일교회 목사, 최상린 대학생선교회(CCC) 간사, 정현구 서울영동교회 목사 등 10명이 맡았다. 이들은 우선 포스터 목사를 초청해 내년 10월부터 한 달여간 서울(서울신학대) 부산(수영로교회) 대전(새로남교회) 성남(분당 지구촌교회)에서 레노바레를 소개하는 세미나를 잇달아 개최하기로 했다.

아울러 그동안 국내에서 자체적으로 영성운동을 펴온 최일도 다일교회 목사와 경기 양평에 개신교 수도원인 ‘모새골’을 건립하고 있는 임영수 목사 등도 레노바레 코리아와 협력하기로 했다고 이 단체 디렉터인 강찬기 목사는 전했다.

민중신학이 하나님의 정의를 추구하고, 복음주의가 하나님의 진리가 무엇이냐에 관심을 보이며, 오순절운동이 성령의 은사를 중시한다면, 레노바레는 하나님의 사랑을 인격적으로 체험하는 일을 강조하고 있다는 것이 교계 안팎의 평가다. 그동안 지나친 성장주의와 물량주의에 빠져 있다고 비판받아온 한국 개신교가 이제 영성운동을 통해 고갈된 내면을 채워 가게 될 것이란 전망이다. 이동원 목사는 “지구촌교회는 5년 전부터 침묵기도를 꾸준히 해왔다”며 “이번 레노바레 코리아의 발족을 계기로 우리나라 개신교계 전체에 이 같은 침묵기도와 영성운동이 널리 확산돼 개신교인들의 신앙이 더욱 깊어지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윤정국 문화전문기자 jkyoon@donga.com

:레노바레:

레노바레는 침묵 속에서 자신의 내면으로 들어가 하나님의 임재를 체험하면서 스스로 변화되고, 이를 통해 교회와 이웃을 새롭게 하는 운동이다. 원하는 것을 큰 소리로 외치는 기존의 통성기도와 달리 침묵기도는 고요함 속에서 하나님의 사랑을 체험하는 ‘내면 여행’을 강조한다. 가톨릭의 관상기도(觀相祈禱)와 유사한 것으로도 설명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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