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식공룡, 나뭇잎-열매만 먹었다고? 땅바닥 풀 먹은 증거 찾았다

  • 입력 2005년 11월 18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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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표적 초식공룡인 브라키오사우루스.
대표적 초식공룡인 브라키오사우루스.
영화를 보거나 박물관에 가면 초식공룡은 흔히 침엽수처럼 키가 큰 고등식물을 뜯어먹는 모습으로 그려진다. 지금 우리 주변에 흔한 ‘땅바닥에 깔려있는’ 풀은 보이지 않는다. 여태까지 가장 오래된 풀의 화석은 공룡이 멸망한 후인 지금으로부터 약 5600만 년 전 것이 발견됐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제 이런 그림은 바뀌어야 한다. 인도 고식물학 및 고동물학 버발 샤니연구소의 반다나 프라사드 박사팀이 공룡이 풀을 먹었다는 증거를 처음 발견해 미국의 과학전문지 ‘사이언스’ 18일자에 발표했기 때문이다.

프라사드 박사팀은 지금으로부터 6500만 년 전인 백악기 말에 현재 인도지역에서 살았던 초식공룡의 똥 화석을 뒤져서 ‘파이톨리드(phytolith)’라는 풀 유래 물질을 찾아냈다. 이 물질은 독특한 이산화규소 구조를 가지는데 풀의 세포나 조직에서 형성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연구팀은 파이톨리드를 면밀히 분석한 결과 초식공룡이 적어도 5종류의 풀을 먹었다는 사실을 알아냈다. 또 똥 화석에서 발견된 파이톨리드의 분량에 근거해 풀은 초식공룡의 주식이 아니었다는 점도 확인했다.

이충환 동아사이언스 기자 cosmo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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