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장결혼 조선족 통해 100억 원대 마약 밀반입

  • 입력 2005년 11월 17일 16시 15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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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장결혼을 위해 입국하는 조선족 여성들을 통해 100억 원 대의 마약을 밀반입해 판매한 일당이 경찰에 붙잡혔다.

서울지방경찰청 마약수사대는 17일 중국 심양에서 제조한 필로폰을 조선족 신부들을 통해 들여와 국내에서 판매한 혐의(마약류 관리에 관한 법률 위반)로 결혼상담소 소장 오모(50) 씨와 판매책 김모(47) 씨 등 37명을 구속했다.

경찰은 또 이들에게 필로폰을 구입한 조모(41) 씨 등 9명을 불구속 입건하고 달아난 판매책 윤모(52) 씨 등 8명을 수배했다.

경찰에 따르면 오 씨 등은 3월 대구에 결혼상담소를 차리고 위장 결혼을 알선한 뒤 7월 중순 입국하는 조선족 여성의 화장품 병에 필로폰 600g을 넣어 몰래 들여오는 등 지난달까지 모두 3kg의 필로폰(100억 원 상당)을 국내에 밀반입해 판매한 혐의다.

경찰은 "오 씨가 세관이 혼수품을 엄격하게 검사하지 않는다는 점을 악용했으며 상대적으로 검색이 느슨한 지방 공항으로 조선적 여성들을 입국시켰다"고 밝혔다.

이들은 들여온 필로폰을 간암말기 환자인 판매책 김 씨가 입원한 병실의 침대시트, 받침대 파이프, 티슈케이스 밑바닥, 진공청소기 바닥 등지에 보관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은 또 공중전화 밑, 지하철역 물품 보관함 등지에 필로폰을 숨겨놓은 뒤 구매자들에게 이 위치를 알려주는 방식으로 필로폰을 팔았으며, 적발될 경우 한꺼번에 필로폰이 압수되는 것을 막기 위해 한 주사기 분량인 0.7g(70만 원 상당) 씩만 팔아왔다.

마약 판매자 가운데는 마약 관련 재소자 및 보호관찰자를 재활 치료하는 강사와 철도공무원 등도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동정민 기자 ditt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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