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즐거운 겨울나기]요리전문가와 함께 김장김치 담그기

  • 입력 2005년 11월 17일 03시 09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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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0대 주부 서영희 씨(오른쪽)가 가정요리전문가 김영애 씨의 도움으로 김장 담그기에 도전했다. 서 씨는 맛이 없으면 어떻게 하나 하는 걱정 때문에 그동안 담그지 못했는데 ‘고수’에게서 직접 배우니 못할 것도 없을 것 같다며 웃었다. 박영대 기자
40대 주부 서영희 씨(오른쪽)가 가정요리전문가 김영애 씨의 도움으로 김장 담그기에 도전했다. 서 씨는 맛이 없으면 어떻게 하나 하는 걱정 때문에 그동안 담그지 못했는데 ‘고수’에게서 직접 배우니 못할 것도 없을 것 같다며 웃었다. 박영대 기자
《먹을거리에 대한 불안이 가중되면서 김장철을 맞는 주부들의 마음은 편치 않다. 사먹자니 마음이 안 놓이고 담그자니 자신이 없어 걱정만 앞선다. 주부 경력 15년차인 서영희(42·서울 송파구 오금동) 씨. 요리를 10년 정도 배웠다. 웬만한 요리는 다 한다. 깍두기 나박김치 물김치도 직접 담가 먹는다. 하지만 배추김치는 아직 넘지 못한 고지다. ‘맛이 없으면 어떡하나’라는 부담 때문에 지금까지 김치 담그는 일은 친정 엄마 몫이었다. 올해는 가정요리 전문가인 김영애(51) 씨의 도움으로 김장 담그기에 도전해 보기로 했다.》

먼저 배추는 초보들이 만지기 좋게 1.5kg 전후의 작은 것으로 10포기를 골랐다.

“배추가 너무 작은 것 아니냐”는 서 씨의 질문에 김 씨는 “4분의 1쪽이면 한 끼 분량으로 적당하고 작아서 버무리고 속 넣기도 좋다”고 말했다.

겉잎 중 손상된 부분은 떼어 내고 반으로 가른다. 이때 칼집은 머리부분까지만 넣고 양손으로 잡고 찢는다. 배추 반 포기는 머리 부분에 3cm정도 칼집만 넣고 절인 다음 손으로 찢으면 훨씬 깔끔하다.

다음은 절이기. 초보자가 가장 어려워하는 부분이다. 소금은 천일염으로 배추 무게의 10%가 적당하다. 배추 무게가 15kg이므로 소금은 1.5kg(천일염 1컵의 무게는 150g 전후). 물은 배추 양의 절반인 7.5L(물 1L를 저울에 달았을 때 1kg 전후)를 준비한다.

물 7.5L에 소금을 3분의 1(500g)가량 넣고 연한 소금물을 만든다. 배추를 소금물에 담근 다음 건져 배추 줄기 부분에 남은 소금을 켜켜이 뿌리고 소금물에 넣는다.

절이는 시간을 얼마로 잡아야 할지도 의문이다.

“선생님, 목욕탕이나 베란다에서 절이면 바깥보다 따뜻하잖아요.”

배추의 크기와 실내 온도 등을 감안해 배추 절이는 시간을 보통보다 짧은 7시간으로 잡았다.

서 씨는 예전에 배추김치를 담글 때 배추가 절여졌는지 보기 위해 속잎을 뜯어먹다 물을 얼마나 마셨는지 모른다며 절이기가 가장 힘든 것 같다고 말했다.

손으로 만져 보아 꺾이지 않을 정도면 건진다. 흐르는 물에 4, 5번 정도 헹궈 채반에 올려 물을 뺀다. 그리고 부재료와 양념장을 준비한다. 무(2kg)는 채 썰고 대파(300g) 미나리(400g) 쪽파(500g) 갓(500g)을 3cm 크기로 썰고 대파(300g)는 어슷썰기를 한다. 고춧가루 2컵에 멸치액젓 1컵을 섞어 개어 놓는다. 마늘은 다져서 400g, 생강도 70g을 준비해 놓는다. 배추의 물이 빠졌는지 확인하고 손으로 다듬는다.

“맛있는 부분까지 다 잘라버리네.”

서 씨가 배추 다듬는 것을 보던 ‘선생님’ 말씀에 한바탕 웃음이 돌았다.

무 채 썬 것 2kg을 큰 그릇에 담고 고춧가루 3컵을 넣고 버무린다. 어느 정도 색깔이 나면 갓 미나리 쪽파 대파를 넣고 섞는다. 여기에 찹쌀풀(3컵)과 액젓에 개어 놓은 고춧가루, 마늘, 생강, 새우젓 1컵과 생새우 다진 것 400g을 넣고 다시 버무린다.

이 단계에서 서 씨가 걱정하는 부분은 바로 간이 맞는지였다. 김 씨는 노란 배추 속잎을 뜯어 속을 넣고 감싼 다음 서 씨 입에 넣어 주면서 “맛이 어때”라며 이 정도 간간하면 배추와 어우러져 맛이 난다고 했다.

배추를 버무려 저장할 때도 겉잎 두장을 열십자로 싸서 배추 줄기부분이 아래로 가도록 해야 제 맛이 유지가 된다. 4시간에 걸쳐 배추 버무리기를 끝내고 차곡차곡 김치통에 담았다. 그리고 우거지를 덮었다.

먼저 먹을 것은 하루 정도 뒀다 김치냉장고에 넣고, 두고두고 먹을 것은 소금을 뿌려 바로 김치냉장고에 넣었다.

“배추김치를 담근 적이 있는데 싱거울까 봐 김치 맛을 보면서 조마조마한 적이 있어요. 담근 날 소금을 넣으면 괜찮다는데 하루 지난 후에 넣으면 써서 못 먹는대요.”

배추김치에 관한 기억은 간을 보다 물만 들이켠 것밖에 없는 것 같다는 서 씨. 김 씨의 설명을 들으면서 실습해 보니 이제 혼자서도 할 수 있을 것 같다며 의욕을 나타냈다. 김 씨는 5번이 고비라며 그때만 넘기면 잘할 수 있을 것이라고 격려해 주었다.


강선임 사외기자 sunnyksi@yaho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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