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권]청계천 발원지 찾았다

  • 입력 2005년 11월 17일 03시 07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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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제공 종로구
사진 제공 종로구
서울 청계천의 발원지(發源地)가 종로구 청운동 자하문길에서 북악산 정상 쪽으로 약 150m 지점의 약수터(청운동 벽산빌라 뒤편·사진)인 것으로 처음 확인됐다.

또 청계천 발원 지점에서 약 100m 위쪽의 바위에서 고려시대 후기에 조각된 것으로 추정되는 마애석불(높이 1.95m, 폭 0.7m)도 발견됐다.

청계천 발원지는 그동안 인왕산, 북악산, 남산으로 알려져 왔으나 구체적인 장소를 찾아내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이와 관련해 서울 종로구는 올해 3월부터 청계천 발원지 조사를 벌여 자하문 부근의 약수터가 청계천 물길의 시작 지점임을 확인했다고 15일 밝혔다.

이번 조사에는 박경용(朴慶龍) 고완기(高完基) 종로구 문화재보호위원, 경기대 이종태(李鐘太·토목환경학) 교수, 이형석(李炯石) 한국하천연구소 소장이 참여했으며 올해 10월 8일, 11월 2일 2차례에 걸쳐 현장조사를 실시했다.

현장을 고증한 한 위원은 “이 약수터는 과거 인근의 백운계곡에 살던 주민이 이용했던 곳”이라며 “아직도 지하수가 나오고 있어 청계천 발원지로 보인다”고 말했다.

현재 이 약수터는 청와대 경비 구역인 데다 군 작전 지역이어서 일반인의 접근이 불가능하다.

이에 따라 서울시와 종로구는 약수터 아래 최규식 경무관(1968년 1월 21일 무장공비 침투 때 순직) 동상 부근에 청계천의 발원지라는 내용을 담은 표석(標石)을 설치할 계획이다. 종로구 관계자는 “청와대는 청계천 발원지가 군 작전 지역이라는 이유로 표석 설치를 원하지 않고 있지만 지속적인 협의를 통해 본래 지점에도 표석 설치를 추진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김충용(金忠勇) 종로구청장은 “10월 청계천이 복원된 데 이어 청계천 발원지까지 확인된 만큼 이 일대에 쉼터 등을 조성해 관광자원으로 활용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청계천 발원지:

하천과 교량의 준설 및 보수 기록을 담은 ‘준천사실(濬川事實·1760년)’은 청계천의 발원지와 관련해 “백악산(북악산) 서쪽 인왕산 동쪽으로 백운동천에서 내려오는 것이 물길 중 가장 길다”고 기록돼 있다. 18세기에 제작된 것으로 추정되는 ‘도성대지도(都城大地圖)’ 등 옛 지도에도 북악산 서쪽 기슭인 창의문 아래(청운동 벽산빌라 부근)를 청계천의 발원지로 표시해 놓았다.

황태훈 기자 beetlez@donga.com

▼청계천 방생은 참아주세요▼

“청계천에 ‘방생(放生)’ 하지 마세요.”

청계천에 새로운 골칫거리가 생겼다. 애초 우려했던 물고기 포획이 아니라 방생이 골칫거리로 부상한 것.

청계천관리센터에 따르면 붉은귀거북(청거북)을 비롯해 금붕어, 잉어, 다슬기 등 각종 생물을 청계천에 풀어놓는 시민들이 종종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심지어 얼마 전에는 청둥오리와 비슷하게 생긴 집오리 세 마리를 청계천에 풀어 놓은 시민도 있었다.

단순한 호기심을 비롯해 집에서 기르다 싫증이 난 생물의 처리, 좋은 의도의 방생 등 풀어놓는 이유도 가지각색이다.

10월 1일 청계천 개통 이후 현장에서 적발한 방생 건수만 약 8건. 적발되지 않고 몰래 방생한 건수까지 합치면 이보다 몇 배는 많을 것으로 센터는 추정하고 있다.

청계천에 방생된 생물들은 대부분 적응하지 못하고 죽는 경우가 많다. 또 이들은 한창 생태하천으로 변모하고 있는 청계천의 생태계를 어지럽히는 주범이 될 가능성이 높다.

특히 붉은귀거북은 청계천에 원래부터 서식하고 있는 붕어, 미꾸라지 등 토종 물고기를 마구 잡아먹는 ‘문제 생물’이다.

신수정 기자 crystal@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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