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김기협]中企경영혁신, 대기업도 적극 동참을

  • 입력 2005년 11월 17일 03시 07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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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업무 실수 및 제품 불량을 100만 개 중 평균 3.4개 수준으로 떨어뜨리는 ‘6시그마’가 경영혁신의 도구로 부상하고 있다. 하지만 우리 중소기업은 이런 추세를 강 건너 불구경하고 있다. 국내에서 6시그마 교육과 컨설팅을 받는 기업은 상위 100대 기업 정도에 그치고 있다. 전사적 차원이 아니라 제한된 일부 부서에서 관련 교육을 진행 중인 기업을 포함하더라도 최대 300여 개 기업에 그친다. 대부분의 중소기업이 경영혁신 의지를 가지고 있으면서도 손을 놓고 있는 것은 인력과 예산 부족 때문이다.

글로벌 경영을 한다는 대기업의 경영혁신 실상을 들여다보면 더 답답하다. 중소기업 임원들의 얘기에 따르면 원청 대기업에서 6시그마를 명분으로 예전보다 더 까다로운 품질 잣대를 들이댄다고 한다. 이 때문에 하청 중소기업들은 별도의 보상 없이 추가 비용을 들여서 고품질의 제품을 납품해야 한다. ‘울며 겨자 먹기’식이다. 대기업의 경영혁신이 자체적인 노력보다 수많은 중소협력업체의 희생을 바탕으로 하고 있다는 얘기다. 그렇다면 많은 중소기업이 경영혁신에서 소외되고 있을 뿐만 아니라 경영혁신의 희생양으로 전락하고 있는 것이다.

중소협력업체들이 경영혁신의 기회를 찾지 못하고 도태할 경우 원청 기업의 경쟁력 악화로 이어질 것을 쉽게 예상할 수 있다. 수많은 부품으로 구성되는 제품의 경우 모기업과 협력업체의 혁신이 동반되지 않으면 국제 경쟁력은 사상누각이다. 따라서 대기업과 중소기업 간의 상생협력은 꼭 필요하다. 경영혁신을 통해 많은 효과를 거둔 대기업의 경험을 중소기업에 전수하고 이를 통해 상생할 수 있는 방안을 찾아야 한다.

경영혁신은 일과성이 아니라 지속적으로 추진해야 할 연구혁신 경영전략이다. 하루아침에 그 성과가 나타나지 않는다. 중소기업 경영혁신을 위해 경영혁신의 세계적인 모범이 되고 있는 삼성 LG 포스코 KT 등 국내 대기업들의 적극적 동참을 기대하며, 또한 중소기업의 역량강화를 위한 국가적 관심과 정책적 지원 확대를 희망한다. 국내 고용의 절대다수를 차지하는 중소기업의 혁신이 이뤄지지 않으면 국가 경제의 미래를 보장하기 어렵다.

김기협 한국생산기술연구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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