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장사 영업실적 ‘바닥’ 찍었나

  • 입력 2005년 11월 17일 03시 07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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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래소 상장기업의 3분기(7∼9월) 실적이 2분기(4∼6월)에 비해 좋아진 것으로 나타났다. 16일 증권선물거래소와 한국상장사협의회에 따르면 12월 결산 거래소 533개 상장기업의 3분기 매출은 154조8218억 원으로 2분기보다 1.62% 증가했다. 영업이익은 14조1970억 원으로 11.45%, 순이익은 12조3923억 원으로 8.00% 늘었다. 코스닥 706개 등록기업의 3분기 매출은 13조7045억 원으로 2분기에 비해 0.84% 증가했다. 영업이익은 6665억 원으로 10.71%, 순이익은 3536억 원으로 11.23% 늘었다.》

○ 하반기 들어 실적 좋아져

3분기 실적에 대한 전문가들의 총평은 “기대를 크게 넘어선 것은 아니지만 이 정도면 합격점을 줄 만하다”로 요약된다.

물론 올해 1∼9월 누적 실적을 따져 보면 사상 최고를 기록했던 지난해보다는 다소 떨어진다. 올해 9월까지의 상장기업 누적 순이익은 36조5763억 원으로 작년 같은 기간보다 8.08% 줄었다.

하지만 지난해 실적이 사상 최대였고 올해 유가 급등 등 대외 악재가 많았다는 점을 감안하면 나쁘지 않은 성적이라는 평가가 우세하다.

또 삼성전자를 제외하면 나머지 상장기업의 순이익은 지난해보다 2.18%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하반기(7∼12월)로 접어들면서 실적이 좋아지고 있는 점도 고무적이다. 대체로 기업들은 연말이 가까워질수록 비용 처리를 많이 해 하반기 실적이 상반기(1∼6월)보다 나쁜 경우가 많다.

그런데 올 3분기 실적은 전 분기보다 좋아져 “2분기 실적이 사실상 바닥이었다”는 견해에 힘을 실어 주고 있다. 실제로 한국 경제를 이끄는 삼성 현대자동차 LG SK 롯데 한진 GS 한화 현대중공업 금호아시아나 등 10대 그룹의 3분기 순이익은 전 분기보다 16.9% 급증했다.

금융회사를 뺀 거래소 524개 상장회사의 9월 말 현재 부채비율은 86.79%로 작년 같은 기간보다 4.62%포인트 낮아졌다. 재무구조가 탄탄해지고 있다는 뜻이다.


○ 업종별, 그룹별 성적표는…

업종별로는 전기가스업종과 금융업종의 실적이 두드러졌다.

전기가스업종은 3분기 영업이익이 2분기보다 307%나 급증했다. 다만 한 해 순이익이 4조 원에 이르는 한국전력이 전기가스업종 실적에 절대적인 영향을 미친다는 점을 감안해야 한다. 원래 여름이면 전력 사용이 늘어 한전 실적이 크게 좋아지기 때문에 전기가스업종의 실적 호전은 계절적 현상이 반영된 셈이다.

9개 은행과 금융지주회사 등으로 구성된 금융업종은 3분기까지의 누적 영업이익이 5조4175억 원으로 지난해보다 173.18% 늘었다.

그룹별로는 LG그룹과 한진그룹이 전 분기에 비해 좋은 성적을 올린 반면 현대차그룹과 GS그룹은 부진했다. LG그룹은 3분기 매출과 순이익이 모두 전 분기에 비해 10.99%, 57.58% 증가했다. 한진그룹도 매출이 11.06% 증가했고 순이익은 764.99%나 늘었다.

반면 현대차그룹은 매출이 13.89%, 순이익이 19.42% 감소했다. GS그룹도 매출액과 순이익이 각각 10.74%, 4.45% 줄었다.

삼성그룹은 매출이 4.39%, 순이익이 16.95%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2분기 부진했던 삼성전자 실적이 3분기에 회복된 것이 영향을 미쳤다.


이완배 기자 roryrery@donga.com

하임숙 기자 arteme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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