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연]3년만에 내한독창회 갖는 게오르규 e메일 인터뷰

  • 입력 2005년 11월 16일 03시 03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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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제공 EM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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섬세하고 감성적인 음성과 여러 음역대를 넘나드는 힘 있는 표현력, 거기에 더해 우아하고 아름다운 외모까지…. 10년 넘게 전 세계에서 가장 인기 있는 ‘디바’(오페라 여가수)로 꼽히는 소프라노 안젤라 게오르규(40·사진)가 26일 오후 8시 서울 예술의 전당 콘서트홀에서 독창회를 갖는다.

이번 공연은 2002년 월드컵 개최에 맞춰 남편인 세계적인 테너 로베르토 알라냐(42)와 함께 내한공연을 가진 데 이어 두 번째 내한공연. 당시 두 사람의 출연료는 합해서 2억7000여만 원이었다. 그러나 푸치니 ‘나비부인’, 베르디 ‘오셀로’ 등의 ‘사랑의 2중창’을 부르며 두 사람은 부부라는 ‘지위’를 십분 활용해 과감한 키스와 목덜미 애무 등 뜨거운 무대 연기를 선보여 ‘개런티가 아깝지 않다’ 싶을 만큼의 열정적인 무대로 깊은 인상을 남겼다.

내한에 앞서 가진 본보와의 e메일 인터뷰에서 게오르규는 “남편과 함께 무대에 서면 내가 배역의 주인공이지만 동시에 ‘남편의 안젤라’임을 의식하게 돼 불편한 점도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우리는 서로의 눈빛만 봐도 뭘 원하는지를 알죠. 그런 호흡은 극을 매끄럽게 하는 데 매우 중요해요.”

이번 공연은 남편 없이 그녀 혼자 서는 무대다. 게오르규는 헨델의 ‘울게 하소서’, 비제의 ‘카르멘’ 중 ‘하바네라’, 레온 카발로의 ‘팔리아치’ 중 ‘하늘에서 노래하며’, 푸치니의 ‘자니 스키키’ 중 ‘오 나의 사랑하는 아버지’, ‘나비부인’ 중 ‘어느 갠 날’ 등 다양한 음역대의 아리아 8곡을 부를 예정이다. 게오르규는 “푸치니 음반을 내고 반응이 무척 좋다보니 많은 사람들이 나를 푸치니 전문가수로 생각하는 것 같다”며 “이번에는 여러 작곡가의 아리아를 내가 직접 골랐다”고 말했다.

게오르규는 1965년 루마니아 시골마을 아주드의 가난한 철도원 집안에서 태어났다. 14세 때 고향을 떠나 부쿠레슈티 음악원에 입학했고 1992년 영국 런던 코벤트가든에서 ‘돈 조반니’와 ‘라보엠’으로 데뷔했다. 1994년 11월 코벤트가든 왕립 오페라극장에서 게오르그 솔티의 지휘로 공연된 베르디 오페라 ‘라트라비아타’에 비올레타로 출연해 세계 성악계의 신데렐라로 급부상했다. 흰 드레스에 동백꽃을 머리에 꽂고 코벤트가든 무대에 선 그녀의 아름다운 목소리에 노(老) 지휘자 솔티도 눈물을 흘리고 말았다고 한다.

타고난 미모와 재능 때문에 그녀는 종종 20세기를 풍미한 ‘오페라의 성녀’ 마리아 칼라스(1923∼1977)에 비견된다. 그녀는 ‘제2의 마리아 칼라스’라는 말을 어떻게 생각하느냐는 질문에 “나는 ‘첫 번째 안젤라’이다. 내 자신의 운명을 따를 뿐”이라고 도도하게 답했다.

“칼라스와 나는 여자이며 오페라 가수라는 것 외에는 모든 점에서 달라요. 오페라 가수는 그 시대에 맞는 모델이 되는 것이 중요하죠.”

1996년 남편과의 동화 같은 결혼식도 화젯거리였다. 두 사람은 1992년 영국 로열오페라단의 ‘라보엠’ 공연 때 로돌포와 미미로 처음 만나 사랑에 빠졌다. 이후 1996년 뉴욕 메트로폴리탄 오페라의 ‘라보엠’에 함께 출연해 1막과 2막 사이에 ‘세기의 결혼식’을 올렸다.

게오르규는 “앞으로 모차르트 작품이나 독일 작곡가들의 노래를 부르고 싶다”며 “팝에도 도전할 생각이 있다”고 밝혔다. 협연은 루마니아 출신의 지휘자 이온 마린이 이끄는 서울시립교향악단. 5만∼15만 원. 02-518-7343

전승훈 기자 raph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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