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의 SBS를 잡아라”…경인민방 사업자 신청 24일 마감

  • 입력 2005년 11월 16일 03시 03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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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의 SBS’를 따내기 위한 총력전인가?

경인지역 민영방송 사업자 선정 신청 마감(22∼24일)을 앞두고 막판 물밑 경쟁이 치열하다. 방송위원회는 다음 달 심사한 뒤 내년 1월 중순 새 사업자를 최종 결정할 계획이다. 지금까지 6개의 컨소시엄이 참가 의사를 밝혔다.

CBS가 주축이 된 ‘굿TV’, 한국단자와 서울미디어그룹의 ‘NBC 컨소시엄’, 하림 제일곡산 농우바이오가 주력인 ‘경인열린방송’, 영안모자가 주도하는 ‘KIBS 컨소시엄’, 휴맥스, 중소기업협동조합중앙회(중기협) 등이 공모 참여 의사를 밝혔다.

▽신청 기업의 면면=CBS는 전 iTV 노조원이 주축인 ‘경인지역 새방송 창사준비위원회(창준위)’와 손을 잡았다. 사업자 결정권을 쥔 방송위가 지난달 18일 발표한 주요 주주로 종교 관련단체를 지양한다는 기준을 의식해 CBS는 1대 주주가 아닌 3, 4대 주주로 참여하면서 방송 운영권을 갖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우선 iTV의 현업 인력이 주로 몸담고 있다는 점과 CBS가 방송사라는 점에서 실무 제작 능력이 타 컨소시엄보다 경쟁력 우위 요소. 1, 2대 주주로 조원관광이 거론된다. 조원관광의 한국민속촌 정영삼 회장은 고 육영수 여사의 조카사위.

커넥터 등을 생산하는 한국단자는 30년 넘은 인천 토박이 기업이라는 것이 강점. 방송위는 지역사회 기업을 우선 배려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한국단자는 연 매출액이 2000억 원인 중견기업으로 여기에 일요신문 서울문화사 등을 거느린 서울미디어그룹의 콘텐츠가 결합되면 시너지 효과가 날 것으로 보고 있다. 한국단자 이창원 대표와 서울미디어그룹 심상기 회장은 경향신문과 중앙일보를 거치며 함께 근무했다. iTV 비노조원 모임인 ‘iTV 살리기 비상대책위원회’는 비공식적으로 이 컨소시엄의 사업계획서 작성을 도와주고 있다.

셋톱박스 제조업체인 휴맥스는 코스닥을 주도하는 기업으로 자본력이 탄탄하다. 케이블 종합유선망사업자(SO)와 수천억 원대 재력가인 S 전 의원이 뒤를 받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S 전 의원 측은 “아직 참여하겠다고 확답은 하지 않았지만 긍정적으로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경기 부천시에 있는 영안모자는 국내 스포츠 레저용 모자 시장의 1위 기업이자 연간 수출액 2000만 달러 규모인 중견업체. 버스 지게차 제조업 진출처럼 사업다각화의 일환으로 백성학 회장의 아들이 방송사업 참여를 주장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일찌감치 경인 민방 참여 작업을 해온 중기협은 신구건설 등 회원 업체와 컨소시엄을 구성했다. 사기업이 아니라서 공공성 확보가 쉽다는 장점이 있지만 지난 국정감사 때 한나라당이 청와대와의 연관설을 지적한 것이 부담인 것으로 알려졌다.

하림은 인천지역 지주회사인 제일곡산을 내세워 경쟁에 뛰어들었다. 하림은 케이블채널 농수산홈쇼핑의 1대 주주. 방송 경험이 있다는 장점이 있으나 홈쇼핑과 지상파 TV를 겸하는 것은 이중특혜라는 지적이 제기된다.

▽제2의 SBS=많은 컨소시엄이 경인 민방에 관심을 보이는 것은 방송권역이 넓어졌기 때문이다. 9월 방송위의 결정으로 가시청권역이 과거 인천 경기 남부에서 경기 북부(250만 명)로 확대됐고 케이블채널로 서울에서도 볼 수 있어 총 2300만 명의 시청자를 확보했다. 사실상 ‘제2의 SBS’와 같다는 것이 방송가의 분석이다.

CJ투자증권 민영상 연구원은 “영업 정상화가 된다면 경인지역 민방은 연 100억 원의 이익을 낼 것”이라고 예상했다.

방송위는 컨소시엄끼리 연합하는 거대 컨소시엄을 권유하고 있다. 심사과정의 어려움이나 탈락 업체의 반발을 줄이자는 판단이다. 방송가에서는 마감 직전까지 세 불리기를 위한 합종연횡과 그에 따른 정관계 로비, 막후 거래 등이 이뤄질 것으로 보고 있다.

서정보 기자 suhcho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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