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전남]김일순씨 사비털어 독거노인 100여명에 김장봉사

  • 입력 2005년 11월 15일 07시 07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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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지역에서 15년 받아 온 사랑에 비하면 아주 작은 정성입니다.”

광주 동구 학동에서 전자제품대리점 ‘LG 무지개프라자’를 운영 중인 김일순(金一順·여·43)씨는 11일 오후 비가 내리는 가운데서도 환한 얼굴로 동네 노인을 대접하느라 정신이 없었다. 김 씨가 이날 동구 지역에 홀로 사는 노인 100여 명을 초청, 식사를 대접하고 위로공연을 연데 이어 직접 담근 김장김치를 나눠줬다. 그는 “예상보다 만만찮은 손길이 들어갔지만 공무원인 남편과 함께 이번 행사를 열었다”고 설명했다.

김 씨는 사흘 전부터 동구 새마을부녀회원 30여 명과 함께 배추를 소금에 절이는 등 준비를 하고 이날 새벽 5시부터 김치를 버무리기 시작해 겨우 행사시간에 맞췄다. 이번 행사를 위해 700여 만 원을 들여 배추와 젓갈 양념류 등 최고급 국산재료를 구입했다. 노인들은 ‘건강하시고 오래 오래 행복하세요’라는 문구가 붙은 김치통을 받고 환한 표정을 지었다.

그는 “최근 ‘불량김치’ 파동으로 배추를 비롯한 김치재료 값이 천정부지로 뛰어 오른 데다 내년 지방선거를 앞두고 기부행위가 금지된 탓에 노인이 더욱 추운 겨울을 맞을 수밖에 없다는 소식을 듣고 김치를 담갔다”고 말했다.

김권 기자 goqud@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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