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라크 여성 “요르단 호텔테러 가담” 주장

  • 입력 2005년 11월 15일 03시 08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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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라크 여성이 13일(현지 시간) 요르단 국영TV에 출연해 9일 요르단 수도 암만의 호텔 3곳에서 발생한 연쇄 폭탄테러에 가담했었다고 ‘공개 자백’했다.

자신을 “35세의 사지다 알 리샤위”라고 밝힌 이 여성은 5일 남편 알리 후세인 알 시메리(35)와 함께 요르단과 국경을 접하고 있는 이라크 알안바르 주(州)의 라마디 시에서 요르단으로 넘어왔다고 말했다. 라마디 시는 바그다드 서쪽에 위치한 이라크 수니파 저항세력의 거점 도시.

리샤위는 “남편과 함께 하객으로 위장해 결혼식이 열리고 있던 래디슨사스 호텔에 들어가 각각 다른 구석에 자리를 잡았다”면서 “폭탄벨트를 터뜨리려고 했지만 실패하자 남편이 나에게 결혼식장을 떠나라고 말했다”고 전했다. 그는 남편이 자폭에 성공한 직후 현장을 도망쳤다고 덧붙였다.

리샤위는 테러가 일어날 당시 호텔 연회장에는 여성과 어린이가 많이 있었다고 담담한 표정으로 말했다.

마르완 알 무아셰르 요르단 부총리는 리샤위의 TV 출연에 앞서 기자회견을 열고 “테러의 나머지 범인은 사파르 알리(23)와 라와드 자심 아비드(23)이며 ‘이라크 알 카에다 조직’을 이끌고 있는 아부 무사브 알 자르카위의 측근으로 팔루자에서 숨진 사미르 알 리샤위가 리샤위의 언니”라고 말했다.

하지만 아랍의 일부 언론들은 리샤위가 실제 테러에 가담한 인물이 아닐 수 있다는 의혹을 제기했다. 자폭테러범들이 쓰는 폭탄벨트는 간단한 조작으로 쉽게 터지기 때문에 폭탄을 터뜨리려다 실패해 현장을 빠져나왔다는 리샤위의 주장은 신빙성이 없다는 것이다.

이집트 일간 이집션 가제트는 14일 “요르단 정부는 12일까지만 해도 범인은 이라크 남성 3명이라고 말했으며 여성이 포함된 사실은 언급하지 않았다”고 보도했다.

요르단 정부가 폭탄테러범이라고 밝힌 인물들은 이라크 알 카에다 조직이 11일 폭탄테러를 감행한 인물로 밝힌 아브 카비브, 아부 무아즈, 아부 오마이라, 옴 오마이라 자매 등 5명. 이들과 리샤위는 이름이 일치하지 않아 의혹을 증폭시킨다.

이호갑 기자 gd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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