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APEC 정상회의]정상들의 ‘10인 10色’ 이력

  • 입력 2005년 11월 14일 03시 02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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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에는 21개 회원국 정상이 한자리에 모이는 만큼 각국 정상들의 ‘면모’도 다채롭기 짝이 없다.

브루나이의 하사날 볼키아(59) 국왕은 세계 10대 부자 명단에 빠지지 않고 등장한다. 미국 경제전문지 포브스는 올해 볼키아 국왕의 재산을 200억 달러로 추산했다. 취미가 고급 자동차 수집으로 롤스로이스만 150여 대를 갖고 있으며, 50세 생일잔치에는 가수 마이클 잭슨을 부르기도 했다.

볼키아 국왕이 ‘태생적 부자’라면 태국의 탁신 친나왓(56) 총리는 신흥 부호.

경찰 간부 출신인 탁신 총리는 1980년대 컴퓨터 부품 납품업을 하다가 폭넓은 인맥을 기반으로 자금을 모아 새로운 그룹을 세웠다. 이후 컴퓨터 및 케이블TV 시장을 차례로 석권하는 등 급성장해 억만장자가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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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루의 알레한드로 톨레도(59) 대통령은 안데스 산골 출신으로 혼혈 인디오 가문의 16남매 중 아홉째로 태어났다. 양치기, 구두닦이, 복권판매 등 밑바닥 인생을 전전하면서도 공부를 접지 않고 미국으로 건너가 스탠퍼드대에서 경제학 박사를 받은 입지전적인 인물이다.

반면 아버지에 이어 ‘대권’을 잡은 리셴룽(李顯龍·53) 싱가포르 총리는 ‘국부(國父)’ 리콴유(李光耀·82) 초대 총리의 장남이다. 리 총리는 미국 하버드대 케네디스쿨을 졸업한 뒤 경제부총리, 재무장관 등을 지내며 사실상 후계자 수업을 받아 왔다.

필리핀의 글로리아 마카파갈 아로요(58) 대통령은 죽은 디오스다도 마카파갈 전 대통령의 딸. 미모의 아로요 대통령은 가는 곳마다 열성적인 남성 지지자들의 키스 세례에 시달리다 못해 지난해 “나는 보수적이라 남편 이외의 남성이 키스하는 것을 원하지 않는다”는 성명을 발표하기도 했다.

마이클 토머스 소마레(69) 파푸아뉴기니 총리는 호주로부터의 독립운동을 이끌어 국부로 존경받고 있다. 50키나의 자국 지폐에 얼굴이 그려져 있다.

조이영 기자 lycho@donga.com

‘CEO 서밋’ 참가 러 데리파스카는?

‘알루미늄 황제’로 불리는 37세의 러시아 재벌 총수가 17∼19일 부산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의 최고경영자 회의(CEO 서밋)에 참석하기 위해 한국을 방문한다.

세계 2위의 알루미늄업체이며 러시아 2위 기업인 루살(러시아 알루미늄)의 올레그 데리파스카(사진) 회장이 그 주인공. 세계 최대의 가스업체인 러시아국영가스공사(가스프롬)의 알렉세이 밀러 회장도 함께 올 예정이어서 이번 APEC에는 러시아 1, 2위 기업 총수가 모두 참석하는 셈.

하지만 국영 기업의 전문경영인인 밀러 회장과 달리 ‘올리가키(신흥재벌)’로 불리는 러시아 재벌 총수가 직접 한국을 방문하는 것은 데리파스카 회장이 처음이다.

경제전문지 포브스에 따르면 데리파스카 회장은 개인 자산 55억 달러(5조5000억 원)로 세계 랭킹 84위. 지구촌의 가장 젊은 억만장자 중 하나다. 보리스 옐친 전 대통령의 사위인 발렌틴 유마셰프 전 크렘린행정실장의 사위로 ‘로열 패밀리’의 일원이기도 하다.

1991년 옛 소련 붕괴 당시만 해도 평범한 모스크바대 학생이던 그가 철강 중개상으로 시작해 10여 년 만에 금속산업계를 평정한 성공담은 신화에 가깝다. 1990년 중반 거대 국영업체에 대한 민영화가 시작되자 정치권력은 물론 마피아까지 끌어들였다. 이같이 ‘피비린내 나는 전쟁’을 벌이며 관련 업체를 차례로 인수해 2000년 독점기업이나 다름없는 루살을 세웠다.

하지만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사업을 확장하면서 저지른 각종 불법행위로 미국 입국이 금지된 상태. 다른 러시아 재벌과 마찬가지로 언론 노출을 꺼리지만 개인 제트기로 매주 영국 런던으로 가 영어공부를 하고 온다는 사실이 알려져 화제가 되기도 했다.

모스크바=김기현 특파원 kimkih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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