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촌현실 힘들어” 30대 대학생 농부 음독자살

  • 입력 2005년 11월 14일 03시 0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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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을 이장이자 농민인 30대 대학 총학생회장이 농촌 현실을 비관해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12일 오전 10시 15분경 전남 담양군 남면 모 마을회관에서 2년제인 전남 N대 총학생회장 정모(38) 씨가 숨져 있는 것을 주민이 발견해 경찰에 신고했다.

경찰은 숨진 정 씨 주변에서 제초제로 보이는 농약과 달력 뒷장에 쓴 유서가 발견된 점으로 미뤄 정 씨가 스스로 목숨을 끊은 것으로 보고 정확한 사인을 조사하고 있다.

정 씨는 유서에서 “(나라에 충성하고 대중을 위해, 농촌을 위해) 이 한 목숨이 농촌에 힘이 되기를 바라면서”라며 “농촌에 관한 정책, 문제(쌀 문제, 교육 문제)는 현실에 맞게 세워 농촌이 잘살 수 있도록 해야 하며, 사회가 투명해지도록 위에 계신 분들이 먼저 청렴할 것”이라고 말했다.

유서 중간에 ‘농업인의 날 11일’이라는 글귀가 적혀 있는 점으로 미뤄 정 씨가 11일 오후 음독한 것으로 추정된다.

정 씨는 딸기와 벼농사를 짓고 있으며 지난해 N대 관광학과에 입학해 올해 총학생회장을 맡았다. 그는 마을 이장과 농협 이사로 재직하는 등 학교와 농촌에서 적극적으로 활동했다.

담양=정승호 기자 shju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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