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자귀재 워런 버핏 회장의 ‘직감 투자법’

  • 입력 2005년 11월 14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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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빌 게이츠 마이크로소프트(MS) 회장에 이은 미국 두 번째의 부자’ ‘오마하(미국 네브래스카 주의 소도시)의 현인(賢人)’…. 모두 워런 버핏(75) 버크셔 해서웨이 회장에게 따라다니는 수식어들이다. 버핏 회장은 수십 년간 오직 투자를 통해 버크셔 해서웨이를 1360억 달러(약 141조6304억 원)짜리 기업으로 키웠다. 개인 재산만 430억 달러(약 44조7800억 원)다. 12일 월스트리트 저널은 이런 버핏 회장의 투자방식을 귀띔했다.》

▽정보는 필요 없다=버핏 회장 사무실에는 컴퓨터가 없다. 주가 정보 단말기도 마찬가지다. 사무실에서는 휴대전화도 사용하지 않는다. 서류는 팩스로 오갈 뿐이다. 사무실에서 혼자 생각하고 독서하며 지낸다. 1965년 쓰러져가는 섬유공장 버크셔를 인수한 뒤 지금껏 변하지 않은 근무방식이다.

그러나 버핏 회장은 ‘먹잇감’이 나타나면 쏜살같이 달려든다. 올여름 한 번도 들어보지 못한 레저용 자동차 제조회사의 인수 제안서가 팩스로 들어오자 바로 다음날 응낙했다. 시장 점유율이 높고 부채가 거의 없다는 점이 결정 이유였다.

2004년 한국의 20여 개 기업에 1억 달러(약 1041억 원)를 투자했을 때도 씨티그룹이 제시한 참고 자료를 후다닥 훑어보았을 뿐이다. 그는 “10분 만에 (투자 또는 인수) 기업을 알아내지 못하면 10주가 지나도 알지 못한다”고 말한다.

▽경영은 자율에 맡긴다=버핏 회장은 42개 자회사 최고경영자(CEO)들에게 일일이 간섭하는 법이 없다. 이들에게 특별보고서를 써내라고 요구하는 일도 없다. 이들이 반드시 따라야 할 단일한 기업전략이나 목표가 있는 것도 아니다.

그가 2003년 5월 인수한 음식도매업체 맥레인의 그래디 로시어 CEO는 “버핏 회장은 (내게) 전화도 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지난해 8월 한 자회사는 3억6000만 달러(약 3749억 원)의 손실이 발생할 것 같다고 보고했다. 이에 버핏 회장은 “이보게, 우린 모두 실수를 한다네”라고 한마디 한 것이 전부였다.

이 진 기자 leej@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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