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될성부른’ 인재 떡잎부터 키운다…외국계 기업 인재육성

  • 입력 2005년 11월 14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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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 회사를 위대한 회사로 도약시킨 리더들이 맨 처음 한 일은 적합한 사람들을 버스에 태우는 일이었다. 그런 다음 버스를 어디로 몰고 갈지 생각했다.’

미국 스탠퍼드대 짐 콜린스 교수의 저서 ‘좋은 기업을 넘어 위대한 기업으로(Good to Great)’는 기업의 인재 육성을 강조한다. 보통 사람이 아니라 ‘적합한 사람’이 위대한 기업을 만든다는 것이다.

외국계 기업들은 인재를 육성하기 위해 다양한 직원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연공서열에서 벗어나 능력 있는 직원을 과감히 승진시키고 해외 근무를 장려해 역량을 키우는 데 힘쓴다.

○ 우수사원 가려내 ‘젊은 간부’로

담배회사인 BAT코리아는 대졸 신입사원을 채용할 때 ‘될성부른’ 인재를 가려내 젊은 간부로 길러내는 ‘매니지먼트 트레이니(Management Trainee)’ 시스템을 운영하고 있다.

에세이와 장시간 인터뷰를 통해 예비 인재의 잠재력을 파악하고 선발 후 2년 동안의 집중 교육과 실무 경험으로 관리자 능력을 키운다.

이 제도가 처음 시행된 2002년 ‘1기’ 과정에 뽑혀 현재 이 회사 영업전략기획팀 과장으로 일하는 강상욱(30) 씨는 “체계적으로 자기계발을 하도록 회사가 적극 지원할 뿐 아니라 성공적으로 과정을 마치면 리더십을 갖춘 인재로 인정해 줘 만족한다”고 말했다. AIG손해보험은 올해 ‘매니지먼트 어소시에이트(Management Associate)’ 제도를 도입해 우수한 경력사원을 내부 발탁 또는 외부 채용해 초고속 승진시킨다.

최근 2명이 선발돼 2년 일정의 맞춤형 교육을 받기 시작했다. 이들은 앞으로 글로벌 인재로 양성된 뒤 관리자로 배치된다.

○ 입사 2,3년차도 원하면 해외근무

외국계 기업은 직원들의 능력과 적성을 세심히 관찰하면서 ‘맞춤형’ 자기계발을 장려한다. 로레알코리아는 ‘모빌리티(Mobility)’라는 프로그램을 통해 로레알이 진출한 130여 개 국가에 수시로 직원들을 파견 근무시켜 젊은이들 사이에서 ‘일하고 싶은 회사’로 꼽힌다.

매니저급뿐 아니라 입사 2, 3년차 대리들도 원하는 해외 근무지와 맡고 싶은 브랜드를 자유롭게 회사에 신청할 수 있다.

○ 스스로 승진 신청… 자기계발 독려

월마트코리아는 근무성적과 어학능력이 뛰어난 직원을 1년 동안 미국 월마트 본사에 파견해 국제감각을 기르도록 한다.

진로 발렌타인스는 직원들을 3개월 동안 영국에 보내 현지인의 집에 머물게 하며 집중적으로 영어를 교육한다.

한국MSD는 직원 스스로 회사에 승진을 신청하는 ‘자기주도 승진제도’를 통해 지금까지 70여 명을 승진시켜 직원들의 자기계발 욕구를 북돋우고 있다.


김선미 기자 kimsunm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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