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재무부 “마카오 은행은 北 위폐 세탁 거점”

  • 입력 2005년 11월 12일 03시 0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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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월 미국 재무부는 북한이 마카오의 방코 델타아시아 은행을 통해 불법 조성한 자금을 ‘세탁’한 것으로 드러났다고 발표했다. 미 재무부는 이 은행을 ‘우선적 돈세탁 우려’ 대상으로 지정하고 미국 금융기관들이 이 은행과 거래를 일절 못하도록 막았다.

미 재무부는 당시 “이 은행 고위 관계자들이 북한 측에서 위조 달러로 예금을 받았고, 이 위조 달러를 유통시켰다”고 밝혔다.

또 미 국무부는 5월 발표한 연례 국제마약통제전략보고서(INCSR)에서도 “마카오는 북한의 돈세탁 및 불법 활동의 거점이 되고 있다”고 밝혔다.

이 보고서에 따르면 마카오는 북한의 100달러짜리 위조지폐가 세탁되는 곳이며 북한이 마약거래를 통해 조성한 자금도 마카오의 은행에 입금되고 있다는 것.

2003년 대북 송금의혹 사건 특별검사팀은 수사 결과를 발표하면서 “2000년 6월 현대상선에서 나온 2235억 원이 중국은행 서울지점을 거쳐 중국은행 마카오지점에 개설된 3개의 북측 계좌로 송금됐다”고 밝혔다.

일각에서는 북한이 마카오에 무역업체로 위장해 차려놓은 ‘조선광명대표부’가 방코 델타아시아 은행을 통해 불법자금을 조성했다는 얘기도 나온다.

또 이 은행 계좌가 북한 김정일(金正日) 국방위원장의 비자금 보관 및 송금 창구로 이용됐을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1990년대 초반부터 북한 외교관 출신 탈북자 등은 “마카오의 무역업체로 위장한 조선광명대표부를 통해 김 국방위원장의 비자금이 조성되고 있다”고 증언한 바 있다.

베이징=이명건 기자 gun43@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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