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말 TV영화/12일]‘텐 미니츠 첼로’ 외

  • 입력 2005년 11월 12일 03시 0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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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텐 미니츠 첼로’
‘텐 미니츠 첼로’
◆텐 미니츠 첼로〈EBS 밤 11:30〉

베르나르도 베르톨루치, 마이크 피기스, 이스트반 사보와 같은 명감독들의 영화를 한꺼번에 볼 수 있다면? 그것도 단편 형식 안에 농축된 형식 미학과 강렬한 주제의식을 한꺼번에 맛볼 수 있다면 말이다. 놓칠 수 없는 기회이자 둘도 없는 명강의가 될 것이다. ‘텐 미니츠 첼로’는 명강의로 구성된 뛰어난 선집이다. 현존하고 있는 가장 영향력 있는 감독 8명이 만든 이 옴니버스 영화는 필요한 성분만으로 구성된 종합 비타민제보다 더 가치 있다.

8명의 감독들은 각각 10분이라는 제한된 시간 안에 ‘시간’이라는 주제를 다루면서 시간에 대한 철학적 사유와 영화적 이미지들을 제공한다. 우선 주목해야 할 것은 첫 작품인 베르톨루치 감독의 ‘물’이다. 마치 ‘구운몽’처럼, 한 남자가 겪는 인생이 찰나의 순간에 압축되어 있다. 한 남자의 인생을 순간적인 이미지로 포착해 내는 감독의 솜씨가 탁월하고 그 이미지들을 인생의 무상함으로 치환해 보여 주는 감동 또한 만만치 않다.

두 번째 에피소드인 피기스 감독의 ‘시간에 대해서’는 독특한 스타일에 주목해야 한다. 4개의 분할된 멀티비전 속에 각각 진행되는 서사는 서로 간섭하고 분할되어 하나의 이야기를 만들어 간다.

한편 네 번째 에피소드 ‘10분 뒤’는 시간에 대한 놀라운 통찰력을 보여 주는 작품이다. 10분 뒤의 내 생애가 어떻게 뒤바뀔지, 아무렇지 않은 일상이 어떻게 전쟁보다 더한 혼란이 되는지 사보 감독은 냉정하고 과감한 시선으로 보여 준다. 품격 있는 사유로서의 영화가 필요하다면, 강권하고 싶다.

★★★★☆(만점 별 5개)

◆내셔널 시큐리티〈SBS 밤 12:15〉

코미디 영화를 선택하는 데에는 몇 가지 기준이 있다. 그중 가장 유력한 기준은 배우가 아닐까? 짐 캐리냐 애덤 샌들러냐. 코미디는 분명 주인공에 따라 코드가 달라진다. ‘내셔널 시큐리티’는 마틴 로런스 표 코미디이다. ‘빅 마마 하우스’ ‘경찰서를 털어라’ ‘나쁜 녀석들’에 등장했던 마틴 로런스의 연기를 기억하고 또 좋아했다면 ‘내셔널 시큐리티’도 기대를 저버리지는 않을 것이다.

★★★강유정 영화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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