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경북]“아내 떠난 빈자리 짚풀공예로 채웠죠”

  • 입력 2005년 11월 11일 06시 36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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듣지도 말하지도 못하는 70대 노인이 짚풀공예 전문가로 인정받았다.

경북 포항시 북구 기북면 성법리에 사는 이영출(李永出·70) 씨가 주인공.

이 씨는 농촌진흥청이 최근 개최한 ‘제1회 전국짚풀공예 경진대회’에서 우수상을 받았다.

10여 년 전 부인과 사별하고 혼자 살고 있는 그는 짚풀공예에 재미를 붙여 짚풀지게와 짚신 같은 장식품을 만들어 5일장에 내다 팔곤 했다.

포항시 농업기술센터가 그가 사는 마을을 2001년에 ‘짚풀민예품 전승마을’로 지정하면서 본격적으로 짚풀공예에 몰두했다.

그는 싸리와 짚, 나뭇가지를 직접 마련해 멍석, 지게, 삼태기 같은 생활용품부터 각종 동물 모양까지 다양한 작품을 제작하는 수준까지 도달했다.

정교한 솜씨가 입소문으로 알려지면서 그에게서 짚풀공예를 배우려는 발길도 이어지고 있다.

태어날 때부터 언어 및 청각 장애를 가진 그는 마을 주민과 글씨를 써서 대화한다.

이 씨는 “아내가 떠난 빈자리를 짚풀공예로 채우고 싶었다”며 “외로움도 달래고 용돈까지 벌 수 있어 노인에게 권할만하다”고 말했다.

이권효 기자 boria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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