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시 만나는데 90억원?…美로비스트, 가봉 대통령에 요구

  • 입력 2005년 11월 11일 03시 08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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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르 봉고 가봉 대통령(왼쪽)이 2004년 5월 백악관으로 조지 W 부시 대통령을 방문해 악수하고 있다. 출처 백악관 홈페이지
오마르 봉고 가봉 대통령(왼쪽)이 2004년 5월 백악관으로 조지 W 부시 대통령을 방문해 악수하고 있다. 출처 백악관 홈페이지
공화당 출신의 워싱턴 유명 로비스트가 2003년 아프리카 가봉의 오마르 봉고 대통령에게 ‘조지 W 부시 미국 대통령과의 회담을 주선해 주겠다’며 대가로 900만 달러(약 90억 원)를 요구했다고 뉴욕타임스가 10일 보도했다.

뉴욕타임스는 이날 로비스트 잭 아브라모프 씨와 관련된 로비 사건을 조사 중인 미 상원 위원회 문서를 인용해 이같이 보도하고 위원회가 아브라모프 씨와 봉고 대통령 간 계약서 초안 등 관련 문서를 확보하고 조사를 확대하고 있다고 밝혔다.

뉴욕타임스에 따르면 아브라모프 씨는 2003년 봉고 대통령에게 부시 대통령과 면담을 주선해 주는 대가로 900만 달러를 요구했고, 10개월이 지난 2004년 5월 26일 두 정상이 실제로 백악관에서 회동했다.

계약서 초안에는 봉고 대통령 측이 로비 수수료 900만 달러를 ‘그래스루츠’사(社) 계좌로 송금하고 아브라모프 씨는 가봉 국가 홍보와 봉고 대통령 방미 회담 일정을 잡는다는 내용이 담겨 있다.

이에 대해 백악관 관계자는 “당시 회담은 부시 대통령이 아프리카 가봉의 인권 상황 개선을 요구하는 차원에서 이뤄졌다”며 “정상적인 채널을 통해 정상회담이 이뤄졌을 뿐”이라며 로비스트 개입설을 일축했다.

뉴욕타임스는 아브라모프 씨가 실제로 돈을 받았는지에 대해서는 확실한 증거가 없다고 덧붙였다.

뉴욕=공종식 특파원 ko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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