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가 주장하는 방송독립은?

  • 입력 2005년 11월 11일 03시 08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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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영방송인 한국방송공사(KBS)와 KBS미디어 등 6개 자회사가 이사회 회의록과 업무추진비 내용 등 경영 정보를 공개하라는 기획예산처 요구를 거부했다.

금융감독원과 한국은행도 관련 정보를 예산처에 제출할 수 없다며 반발했다.

기획예산처는 최근 전국 312개 공공기관에 ‘경영정보 공개시스템 구축을 위한 자료 제출 요청’ 공문을 보냈지만 KBS, 금감원, 한은 등 3개 기관이 이를 거부했다고 10일 밝혔다.

예산처는 올해 말까지 공공기관별 정보를 인터넷에 게시하고 기관들의 경영실태를 관리할 계획이었다.

○KBS “경영 보고 못 한다”

KBS가 경영정보 공개를 거부한 표면적 이유는 정부가 방송의 독립성을 침해하려 한다는 것.

KBS 관계자는 “KBS는 경영심사 보고서나 연차보고서를 인터넷 홈페이지 등을 통해 공개하고 있는 만큼 예산처에 따로 보고할 이유가 없다”면서 “정부가 100% 주주라고 해서 방송의 경영정보를 관리하면 방송의 독립성이 저해될 수 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예산처는 “공공기관의 경영상태를 비교할 수 있도록 ‘공통 양식’으로 만든 경영정보 제공을 요구했던 것”이라며 “올해에만 국고가 91억 원이나 지원되는 KBS가 경영정보를 공개하지 않으면 다른 공공기관과 형평성 문제가 생길 수 있다”고 지적했다.

예산이 지원되는 데다 국민들로부터 연간 5000억 원대의 수신료 수입을 올리는 만큼 당연히 경영정보를 공개할 의무가 있다는 것이다.

○한은과 금감원, “정부 돈 안 쓴다”

한은과 금감원은 KBS와 달리 기준이 애매해 논란이 예상된다.

예산처는 두 기관이 총수입의 50% 이상을 정부에서 지원받는 기관으로 분류해 경영정보 공개대상으로 분류했다.

하지만 두 기관은 “나랏돈을 한 푼도 지원받지 않는데 왜 이렇게 분류됐는지 모르겠다”며 반발하고 있다.

이에 대해 예산처는 두 기관은 정부가 위탁한 업무로 수입이 생기는 만큼 정부 지원금으로 간주했다고 밝혔다.

홍수용 기자 legma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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