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시장 인터뷰 “로드맵 만든다고 2,3년 끌면 성공 못해”

  • 입력 2005년 11월 10일 03시 02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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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명박(李明博·사진) 서울시장은 9일 “국가경쟁력을 높이려면 치밀한 계획과 비전이 있어야 한다”며 “대통령이 된 다음에 로드맵 만든다고 2, 3년 끌면 되는 일이 없으며 기업이든 국가든 성공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이 시장은 이날 서울시청에서 가진 본보와의 인터뷰에서 “현 정권은 전문성과 경륜이 부족하며 가장 큰 약점은 일반 국민이나 해외기업들이 정권의 반(反)기업 정서를 느낀다는 사실”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경제학자 폴 새뮤얼슨의 말대로 ‘경제는 민감한 10대 소녀’ 같아서 자칫하면 얼굴을 붉히고 도망간다”며 “정부가 기업을 육성하기보다는 견제하려는 노력을 더 하니까 대기업은 국내 투자를 하지 않고, 중소기업은 포기하든지 해외로 나간다”고 비판했다.

이 시장은 또 자신이 주장해온 경부운하 건설에 대해 “물동량이 늘어날 미래를 대비해 경부운하 건설을 국가적 어젠다로 추진해야 한다”며 “공사비는 (준설에서 나오는) 모래와 자갈로 70∼80%를 충당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개헌 문제에 대해 “대통령 중임제에 반대하는 것은 아니지만 그걸 위해 현 정권 임기 내에 개헌하자는 논리는 수용할 수 없다. 특히 영토 조항을 건드릴 경우 국론 분열로 이어질 수 있다”며 신중한 태도를 보였다.

정부의 대학입시 ‘3불(不)정책’(기부금 입학, 본고사, 고교등급제 금지)에 대해서는 “정부가 교육을 통째로 쥐고 30년간 흔들었지만 입시제도 하나 개선 못했다”며 “대학 자율에 맡겨야 한다”고 역설했다.

그는 노무현(盧武鉉) 대통령의 자주국방론에 대해서도 “국제적으로 고립될 수도 있고 비용 부담이 너무 크다”며 “국가를 걱정하는 지도자는 포퓰리즘(대중영합주의)으로 가면 안 되며 실리 외교를 추구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정용관 기자 yongar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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