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시민 ‘아름다운 땅 기증’

  • 입력 2005년 11월 10일 03시 02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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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0년 100만 평 문화공원을 만들기 위한 서명운동 행사에 32만 명의 시민이 참가했다. 사진 제공 100만평문화공원조성범시민협의회
2000년 100만 평 문화공원을 만들기 위한 서명운동 행사에 32만 명의 시민이 참가했다. 사진 제공 100만평문화공원조성범시민협의회
부산 시민의 힘으로 시작한 ‘아름다운 공원 만들기’ 운동이 힘찬 발걸음을 내딛기 시작했다.

시민단체인 ‘100만 평 문화공원조성 범시민협의회’는 9일 오후 부산 중구 영주동 코모도호텔에서 100만 평 문화근린공원 조성을 위한 협약식 및 토지 기증식을 가졌다.

범시민협의회는 이날 시민들에게서 십시일반으로 돈을 모아 사들인 부산 강서구 봉림동 둔치도의 땅 7730평을 부산시에 무상으로 넘긴다는 내용의 기증패를 허남식(許南植) 부산시장에게 전달했다.

국내에서 시민들이 직접 땅을 사서 자치단체나 행정기관에 무상으로 기증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범시민협의회는 2002년 부산아시아경기대회를 앞두고 ‘아름다운 부산’을 만들자는 취지에서 2001년 협의회를 만든 뒤 100만 평 공원을 만들기로 하고 시민들을 대상으로 ‘1계좌 10만 원, 공원 1평 갖기 운동’을 펼쳤다.

그동안 3500명의 시민과 회원이 5억5000여만 원을 내놓았다. 범시민협의회는 이 돈으로 둔치도 일대 땅 1만3400평을 사들였다. 이 가운데 공원으로 조성하기 쉬운 시가 19억500만 원 상당의 땅을 부산시에 기증했다.

시도 시민의 힘으로 마련한 기부 토지 인근의 땅 7000여 평을 추가로 매입해 1만5000평 규모의 근린생태공원을 2008년까지 조성할 방침이다.

시는 현재 그린벨트로 묶여 있는 이 땅의 그린벨트관리계획 변경과 도시계획시설(공원) 결정 등의 행정절차를 거친 뒤 내년에 용역을 통해 공원조성계획을 세울 예정이다.

공원이 만들어질 둔치도는 철새도래지인 낙동강 하구에 자리 잡고 있으며 부산진해경제자유구역과 부산과학산업단지, 신항만 등 서부산권 개발 예정지와 인접해 있다.

범시민협의회 측은 “다음 세대에 아름다운 부산을 남겨 주기 위해 시민들의 자발적인 참여로 땅을 마련했다”며 “100만 평 공원 만들기 시민운동을 확산시켜 부산을 푸른 녹색도시로 가꾸어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부산=조용휘 기자 silen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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