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고… 닫고… 작가 블로그 2題

  • 입력 2005년 11월 10일 03시 02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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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사, 장정일씨 블로그 개설▼

작가 장정일 씨의 소설 ‘내게 거짓말을 해봐’. 김영사가 1996년 펴냈다가 이듬해 법원이 음란물이라고 판결한 책이다. 장 씨는 이 일로 법정 구속까지 됐고 책은 수거됐다.

하지만 김영사가 이 책을 다시 펴내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김영사는 지난달 24일 ‘장정일 문학 선집’(전6권)을 펴낸 것을 계기로 1일 인터넷 야후코리아에 장 씨를 테마로 한 블로그 ‘너희가 장정일을 아느냐’를 개설했다. 9일까지 1만8000명이 다녀갔다. 김영사는 이곳에 ‘내게 거짓말을 해봐는 재출간되어야 하는가’라는 코너도 만들었다. 당시 법원 판결과 사건 경과, 장 씨를 옹호했던 글들을 싣고 재출간 찬반 투표까지 시작했다.

이에 대해 장 씨는 9일 “김영사로부터 ‘내게 거짓말을 해봐’의 재출간에 대해 들은 게 없다. 그 소설은 1996년 출간으로 끝내고 싶다. 당시 사회적 맥락에 따라 펴낸 책인데, 지금 무슨 의미가 있겠나”라고 말했다.

그러나 김영사 이영희 기획실장은 “그때 사건에 휩쓸려 작품의 본질을 못 본 면이 있다. 다시 펴내고 싶다는 생각을 많이 하고 있다. 독자에게서 판단받아야 한다는 생각이다”고 말했다. 김 실장은 “27일 서울 압구정동 예술영화전용관 씨어터 2.0에서 ‘장정일 원작 영화 상영제’가 열린다. 그때까지 독자들의 의견을 지켜보고, 대구에서 상경할 작가와 정식으로 상의해 보겠다”고 말했다.

권기태 기자 kkt@donga.com

▼동인문학상 표절 논란 박경철씨 블로그 잠정폐쇄▼

올해 동인문학상 수상작의 표절 논란 여진이 계속되고 있다.

동인문학상을 주관하는 조선일보사와 심사위원들이 수상작인 권지예 씨의 소설집 ‘꽃게 무덤’이 표절이 아니라고 결론 내렸지만 논란의 한쪽 당사자인 의사 박경철(42·사진) 씨는 불만을 나타냈다.

박 씨는 9일 “(‘꽃게 무덤’에 나오는 단편인) ‘봉인’에 대해 동인문학상 심사위원회가 ‘표절이 아니다’고 결론을 내린 것과는 별도로 권 씨가 내 허락 없이 수필집의 내용을 차용한 것은 분명하다. 하지만 그가 적절한 사과 표명을 하지 않아 유감이다”고 밝혔다.

박 씨는 앞서 7일 자신의 인터넷 블로그 문을 닫았다.

그는 “내 블로그는 어디까지나 평화를 전제로 하는 곳이지만 최근의 표절 논란 때문에 거칠어졌다. 언제인지 모르겠지만 평화를 다시 찾을 수 있을 때 블로그를 재개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인물’ ‘사상’ 등 8개 카테고리의 문을 닫았는데 “‘인생’이라는 카테고리만은 논란이 된 수필집 ‘시골의사의 아름다운 동행’에 나오는 내용들을 담고 있어 놓아 두기로 했다”며 “하지만 앞으로 글을 더 올리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박 씨는 또한 이번 표절 논란이 자신의 책 ‘마케팅’ 차원에서 나온 것이라는 주장이 나오는 데 대해 “어이없다”고 말했다. 그는 “이번 논란 이전에 출간된 ‘시골의사의 아름다운 동행: 두 번째 이야기’의 ‘독자와의 만남’ 행사가 2건 예정돼 있다. 그 행사들은 취소할 수 없다. 하지만 이를 제외하고 나머지 추진 중인 행사들을 모두 취소하라고 출판사에 요청했다. ‘마케팅에서 나왔다’는 주장들 때문이다”고 말했다.

권기태 기자kk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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