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 세상]‘IT 날개’ 단 유통업계

  • 입력 2005년 11월 10일 03시 02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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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백화점들이 브랜드 매장마다 개인휴대정보단말기(PDA)와 흡사한 결제 기계를 들여놓아 구입 즉시 결제가 가능해졌다. 사진 제공 현대백화점
최근 백화점들이 브랜드 매장마다 개인휴대정보단말기(PDA)와 흡사한 결제 기계를 들여놓아 구입 즉시 결제가 가능해졌다. 사진 제공 현대백화점
《4일 오후 현대백화점 서울 압구정 본점 5층 남성의류 매장.

와이셔츠를 고르던 소비자들이 매장에 설치된 액정표시장치(LCD)를 둘러싸고 있다. LCD 화면에 나온 모델에게 다양한 색깔의 와이셔츠와 넥타이를 매치해 보며 자신에게 어울리는 상품을 찾을 수 있기 때문.

현대백화점 양규식 의류패션 바이어는 “디지털 화면의 모델에 매장에 있는 다양한 옷을 입혀 볼 수 있는 ‘비전 이미지 맵’이라는 시스템을 10일까지 시범 테스트하고 있다”면서 “고객 사진을 미리 입력해 두면 집에서도 다양한 디자인을 코디해 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첨단 기술이 유통 현장을 바꾸고 있다. 정보기술(IT)이 유통 매장 곳곳에 파고들면서 결제 방법이 간편해지고 집에서도 다양한 의상을 코디해 볼 수 있는 것.

삼성테스코 홈플러스 IT 부문 이강태 부사장은 “첨단 기술로 회사는 매장 운영의 효율성을 높이고, 고객들은 쇼핑 시간을 절약할 수 있다”고 말했다.》

○ 쇼핑도 ‘유비쿼터스’

현대백화점은 현재 시범 테스트 중인 비전 이미지 맵 시스템을 의류 뿐 아니라 화장품, 인테리어 매장 곳곳에 적용할 수 있는 지 여부를 검토 중이다.

이 시스템이 상용화되면 화장품 매장에서는 고객의 얼굴을 디지털 카메라로 찍은 후 다양한 색상의 립스틱, 아이섀도 등을 매치해 볼 수 있다. 가구 및 침구류 매장에서는 실제 집안 사진에 원하는 상품이 어울리는지 시뮬레이션해 볼 수도 있다.

또 소비자들은 집에서도 인터넷에 접속해 원하는 상품이 자신에게 어울리는지 매치해 본 후 굳이 매장에 나오지 않고도 클릭 한 번으로 주문할 수 있게 된다.

이 시스템을 공급하고 있는 ㈜이시스테크 최광섭 과장은 “제조 및 유통업체들은 제품을 시판하기 전에 소비자들로부터 주문을 받아 생산량을 조절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 결제가 간편해진다

신세계 이마트는 지난달 28일 서울 월계점에 무인계산대 4대를 들여놓았다. 음성 및 동영상 안내시스템, 중량 자동 체크 기능이 있어 직원 없이도 고객 스스로 결제가 가능한 것.

이마트 공근노 시스템 팀장은 “무인계산대에서 고객들이 계산을 하기 위해 오래 기다리지 않아도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앞서 삼성 테스코 홈플러스도 올해 8월 서울 영등포점에 무인계산대를 뒀다. 계산 대기 시간을 줄여줄 뿐 아니라 계산원에게 개인 정보를 노출하지 않아도 되는 장점이 있다고. 카드뿐 아니라 현금 결제도 가능하다.

백화점들도 매장에서 쉽게 결제할 수 있는 시스템을 2003년 말부터 도입했다. 이전에는 한 브랜드 매장에서 물건을 사면 판매사원이 고객의 카드를 들고 백화점 층마다 1, 2대 있는 메인 계산대로 이동해야만 했다.

그러나 최근에는 대부분의 브랜드 매장마다 개인휴대정보단말기(PDA)와 비슷한 결제 기계를 들여놓아 구입 즉시 그 자리에서 결제가 가능하다.

현대백화점은 2003년 12월 이 시스템을 도입한 후 결제 시 고객 대기 시간을 3분의 1로 줄였다. 또 메인 계산대로 하루 평균 30회 이동하던 판매사원들의 이동 횟수도 3분의 1 수준으로 내려갔다.

백화점 및 할인점들은 매장 곳곳에 플라스마 디스플레이 패널(PDP) TV를 둬 각종 할인행사 및 상품 정보를 고객들에게 알리고 있다. 사진 제공 홈플러스

○ 상품 정보도 디지털로 받는다

롯데백화점 명품관 에비뉴엘에는 화장실, 엘리베이터 등 매장 곳곳에 총 60여 개의 LCD TV가 붙어 있다.

에비뉴엘 5층에 있는 TV 스튜디오에서 각종 패션 정보 및 백화점 소식을 담은 프로그램을 녹화해 방영하는 것. 고객들은 이 프로그램을 통해 유명 디자이너의 컬렉션에서 할인 행사에 대한 정보 등을 접할 수 있다.

홈플러스도 매장에 42인치 대형 플라스마 디스플레이 패널(PDP) TV를 설치해 할인행사를 알리고, 밸런타인데이나 화이트데이의 경우 고객들이 친구, 연인에게 보내는 영상 편지를 방송하기도 한다.

10, 20대 젊은 고객을 공략하기 위해 ‘모바일 쿠폰’도 등장하고 있다. 휴대전화로 할인 쿠폰을 다운로드해 매장에서 사용할 수 있도록 한 것. 또, 휴대전화로 상품권을 구입할 수 있는 ‘모바일 상품권’도 인기다.

김현수 기자 kimh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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